JP모건, 지주 이사회가 은행 자회사 경영진 승계까지 관리
Fed는 세부 절차보다 이사회 책임 강조
日도 지주가 핵심 자회사 인사 심의

최근 국내에서는 금융지주 중심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자회사 이사회의 자체 검증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지주가 핵심 자회사 CEO 인사와 승계에 폭넓게 관여하는 구조 자체보다, 이사회가 후보를 얼마나 독립적으로 장기간 발굴·검증하느냐에 더 무게를 둔다. 그룹 회장과 은행장을 한 사람이 겸임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핵심적인 차이는 지주의 관여를 제한하거나 지주와 자회사 이사회 중 어느 한쪽의 권한을 키우기보다, 지주의 인사·승계 기능을 특정 개인의 영향력에서 분리해 이사회 중심의 공식적인 절차 안에서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있다.


[누가 은행장을 뽑나]②美도 지주가 CEO 인사 관여…韓과 다른 건 '상시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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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대형 금융지주에 대한 감독지침에서 지주 이사회가 고위경영진을 감독하고 CEO 승계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도록 요구한다. 다만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발굴하고 후임자로 육성할지는 개별 회사에 맡긴다. 금융회사마다 사업 구조와 위험 수준, 복잡성이 달라 획일적인 세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른바 '원칙 중심 접근법'이다.

미국에서는 동일 인물이 금융지주와 핵심 은행 자회사의 CEO를 함께 맡는 사례도 적지 않다. 브라이언 모이니핸은 지주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코퍼레이션(Bank of America Corporation)의 회장·CEO이자 핵심 은행 자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Bank of America, N.A.)의 CEO다. 제이미 다이먼도 지주회사인 JP모건체이스 앤드 컴퍼니(JPMorgan Chase & Co.) 회장·CEO와 핵심 은행 자회사인 JP모건체이스은행(JPMorgan Chase Bank, N.A.) CEO를 겸하고 있다. 지주와 은행의 경영진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이들의 장기 재임도 특징이다. 다이먼은 20년 넘게 JP모건체이스를 이끌고 있고, 모이니핸도 2010년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를 맡고 있다. 미국 주요 금융사의 CEO 승계 구조는 국내처럼 2~3년 단위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연임' 여부가 부각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사회가 현 CEO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차기 후보를 별도로 육성·관리하는 방식에 가깝다.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는 지주 이사회의 후보 관리 방식이다. JP모건은 승계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시작하는 절차가 아니라 상시적인 이사회 업무로 운영한다. 지주 이사회 산하 보상·경영진육성위원회(CMDC)는 핵심 경영진 육성과 외부 영입, 승계를 포함한 인재 관리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심의한다. 잠재 후보에게 다른 사업이나 더 큰 조직을 맡겨 실제 경영 능력을 검증하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도록 한다.


현 CEO의 재임과 후계자 육성도 동시에 진행된다. 다이먼이 CEO를 계속 맡고 있는 동안에도 차기 후보군은 상시 관리된다는 의미다. 올해 JP모건이 더그 페트노와 트로이 로어보를 공동사장으로 승진시켜 각각 핵심 사업을 맡긴 것도 이 같은 승계 관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보군 압축과 연임 여부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반면 미국은 CEO 재임 기간과 별개로 후계자 후보군을 지속적으로 육성한다.


日, 지주가 은행장 인사·승계 폭넓게 관여

미국이 특히 중시하는 것은 이사회의 실질적인 독립성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사가 회사나 경영진과 중요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 독립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으며, 상장 금융회사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규정상 최근 3년 이내 해당 회사 임직원이었던 경우 독립이사로 인정되지 않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직접 보수를 받은 경우에도 제한을 받는다. 회사와 중대한 상업·재무·컨설팅 관계가 있거나 가족관계로 얽혀 있는 경우도 독립성 판단에 제약 요인이 된다.


일본도 비슷하다. 지주 이사회가 핵심 자회사 인사에 직접 관여하는 구조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지명·거버넌스위원회는 지주 회장과 그룹 CEO뿐 아니라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진 인사를 심의해 지주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한다. 차세대 경영진의 승계계획도 지주 위원회가 직접 수립·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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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검증도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위원회는 지주와 주요 자회사 경영진 후보를 세대별로 관리하고 직책별로 필요한 역량을 정한다. 후보의 경력과 성과,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외부기관의 평가도 활용한다. 지명·거버넌스위원회에는 그룹 CEO도 참여하지만 위원장은 독립사외이사가 맡는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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