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CPTPP 농어업 달래기…"수출이익으로 피해 보전"
"미조성 상생기금 정부재정으로 채울 것"
"수출 증가액 일정 비율 부담금 부과"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반발하는 농어업계를 향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얻는 산업이 피해 산업의 손실을 보전하는 '이익 공유' 방안을 제시했다. 농어업을 '안보전략 산업'이라고 언급하면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미조성분을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고, CPTPP 가입에 앞서 농어업계와 직접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 국민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한민국은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FTA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로 인해 대부분은 이익을 보지만 피해를 입는 부문, 즉 농축수임산민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 개방에 따른 이익과 피해를 재분배하는 방안을 꺼냈다. 이 대통령은 "FTA 확대 정책에 따라 손익에 따른 갈등이 불가피하지만, 이 갈등은 조정하면 된다"며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입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FTA로 인한 수출 증가액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해 피해를 보전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는 CPTPP 가입 재추진 과정에서 최대 난제로 떠오른 농어업계 반발을 정면으로 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최근 영향 분석에 따르면 CPTPP 가입으로 발효 10년 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아지고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6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개방의 과실은 제조업에 집중되는 반면 농어업에는 손실이 집중되는 구조다.
"상생기금 약속 못 지켜 신뢰 떨어져"
이 대통령은 기존 피해보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FTA 체결 당시 조성하기로 한 기금 1조원도 자발적 조성에 맡기는 바람에 지금까지 3000억원도 조성하지 못해 정책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다"며 "우리 정부는 신뢰 회복을 위해 우선 정부 재정으로 미조성 기금 1조원을 채워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FTA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고 수혜 산업과의 상생을 유도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됐다.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는 게 당초 목표였다. 다만 올해 7월까지 누적 조성액은 3255억원으로 목표액의 32.6%에 그쳤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기금 출연금 2000억원을 신규 반영한 상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수출 증가액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까지 언급하면서 향후 정부가 FTA 수혜 산업의 이익을 피해 산업으로 이전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체화할지도 주목된다. 다만 기업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제도화 과정에서는 부담 주체와 부과 기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예상된다.
농어업계 직접 만난다…CPTPP 의견수렴 지시
이 대통령은 농어업계와 직접 소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피해 농수축산 업계를 직접 만나봐야 할 듯하다"며 "대규모 집회·시위하면서 하는 말이나 이메일 민원이나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조만간 직접 만나 뵙고 의견을 충분히 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략안보산업으로서 농어업·축산·산림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CPTPP 관련 의견 수렴을 철저히 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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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정부가 CPTPP 가입 재추진에 나선 가운데, 농어업 피해보전 문제가 향후 협상의 핵심 국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개방 자체의 불가피성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수혜 산업의 이익으로 피해 산업을 보전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만큼, CPTPP 추진의 속도와 함께 구체적인 보상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농어업계 설득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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