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한 걸 제가 증명까지 해야 해요?"…학폭 피해자 울리는 절차의 벽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 논문 발표
학폭 피해 고민, 해결 과정 전반으로 이어져
"학폭 대응절차 이해하기 쉽게 구축해야"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어려움이 신고와 조사, 피해 입증 등 해결 과정 전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 연구진이 학술지 '교육문화연구'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에는 연평균 1700여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연구진은 이 중 2024년 한 해 동안 접수된 1576건에서 누락 등을 제외한 825건, 16만6410문장을 분석한 결과, 상담 주요 주제는 총 9개로 추려졌다.
주요 내용은 ▲사건 경위와 심리·신체적 피해 ▲신고 여부와 대응 방향을 정하는 어려움 ▲학교 및 가해 측과의 갈등 ▲절차 진행과 사실 확인의 어려움 ▲보호조치와 피해 입증 부담 ▲심의 결과와 조치에 대한 질문 등이었다. 연구진은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고민이 피해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신고와 조사, 보호조치와 후속 대응에 이르는 해결 과정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대화의 중심도 달라졌다. 상담 초반 전체 발화 가운데 내담자(학생·학부모 등)의 비중은 61.5%, 상담자는 38.5%였다. 그러나 후반 구간에는 내담자가 39.9%로 줄고 상담자가 60.1%로 늘었다. 초반에는 피해자가 사건 설명과 문제제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이후에는 상담자가 상황 해석, 절차 안내, 의사결정 지원 등 대응 방법과 선택지를 검토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발화 핵심 어휘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내담자가 사용하는 단어는 초반 상담에서 '친구''폭력''상황' 등의 빈도가 높았지만, 후반에는 '조치''위원회' 등으로 변화했다.
연구진은 "학교폭력 피해 이후의 어려움이 피해 경험 자체에 국한되지 않고, 복잡한 사안 처리 절차를 이해하고 선택해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 대응 절차를 피해자가 이해하고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쉬운 방식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사내연애는 싫고, 소개팅은 피곤"…2030 직장인들...
한편 2025년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국 초·중·고교생의 피해 응답률은 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