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교, 시험 뒤 단체 관람 예정 글에
일부 누리꾼 "역사 왜곡 논란" 민원 예고
학생 "투표로 정한 것…민원 멈춰 달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단체 관람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온라인에서 논쟁이 이뤄졌다.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연합뉴스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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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람 두고 온라인 찬반…학생 "민원 멈춰달라"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최근 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시험이 끝난 뒤 '암살자(들)'을 단체로 관람할 예정이라는 글이 확산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영화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영화를 학생들에게 단체로 보여주는 게 맞느냐",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학교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자고 주장했다.

반면 실제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인 만큼 창작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영화 한 편을 본다고 그대로 믿는다고 보는 것 자체가 학생들을 무시하는 것", "학생에게도 보고 판단할 자유가 있다"고 했다. 이에 재반박 댓글이 달리며 논쟁이 이어졌다.


울산 한 고교에서 영화 '암살자(들)' 단체 관람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누리꾼이 민원을 제기하자는 글을 올렸다. 스레드

울산 한 고교에서 영화 '암살자(들)' 단체 관람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누리꾼이 민원을 제기하자는 글을 올렸다.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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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람이 예정된 학교의 1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단체 관람 소식을 처음 알린 스레드 글에 댓글을 달았다. 이 학생에 따르면 시험 뒤 볼 영화는 학생들이 직접 투표로 정했고, '암살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고 한다. 학생은 "선생님들의 어떠한 개입이나 강요도 없었다"며 "학생 다수가 영화에 정치적 논란과 역사 왜곡 논쟁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그대로 역사적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재미를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관람을 막기 위한 민원은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일어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극 중 형사와 기자들은 자신이 목격하고 취재한 내용이 수사본부 발표와 어긋나는 데 의문을 품고 사건의 실체를 쫓는다. 사건의 배후를 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역사 왜곡을 지적한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누적 관객은 156만 6222명이다.


정치권·재단 반발 속 제작사 "특정 인물 배후로 규정 안 해"


이 영화는 정치권에서 논쟁을 낳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SNS에 "육영수 여사 피격의 배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고 한다"며 "심지어 북한의 선전영화 '민족과 운명'을 리메이크한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같은 날 SNS에 "영화는 창작의 영역이고 사전검열은 헌법에 반한다"면서도 "개봉된 상업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돈 벌고 있을 때, 그 영화와 만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재일교포 문세광이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 관계자에게 지령받은 사실이 수사와 재판 기록에 나와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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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공식 입장문에서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말씀드린다"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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