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신수송체 PIN끼리 직접 결합해 위치·이동 조절 원리 규명
'손잡기' 끊자 뿌리 중력 반응 저하…PNAS 게재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어떻게 뿌리를 아래로 뻗고 줄기를 빛이 있는 방향으로 키울까. 식물의 성장 방향을 결정하는 호르몬 수송 단백질들이 서로 '손을 잡고 놓는' 방식으로 자신의 위치와 움직임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식물 호르몬 옥신(auxin)의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PIN-FORMED(PIN)' 단백질끼리 직접 결합해 세포막에서의 위치와 이동을 조절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옥신은 식물이 빛이나 중력, 물 등 주변 환경에 맞춰 성장 방향을 바꾸는 데 핵심적인 호르몬이다. 옥신이 조직의 한쪽에 더 많이 분포하면 세포의 성장 속도에 차이가 생겨 뿌리나 줄기가 특정 방향으로 휘어진다.
옥신의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PIN이다. PIN은 세포막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한쪽에 치우쳐 자리 잡아 옥신을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킨다. 건물의 어느 벽에 출입문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이동 방향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PIN끼리 결합 끊었더니 뿌리 방향까지 달라져
연구진은 PIN에서 세포 안쪽에 위치한 '수용성 루프(HL)'에 주목했다. 그동안 HL은 다른 조절 단백질이 결합하는 부위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PIN의 HL끼리 직접 결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HL 내부의 '베타 시트(β-sheet)' 구조가 PIN끼리 결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구조를 제거하자 PIN끼리의 결합이 깨지고 PIN이 세포막 특정 부위에 강하게 뭉쳤다. 세포 내부 이동과 분해 과정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정상적으로 휘어 자라는 능력까지 떨어졌다.
연구진이 베타 시트가 제거된 PIN을 약물로 다시 결합시키자 비정상적인 뭉침과 위치, 세포 내 이동은 물론 뿌리의 중력 반응도 상당 부분 정상으로 돌아왔다. PIN끼리의 직접적인 결합이 정상적인 기능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PIN의 HL에 인산기가 붙는 '인산화'가 일어나면 PIN끼리의 결합이 약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세포가 PIN의 인산화 상태를 바꿔 단백질 간 결합과 이동·배열을 조절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다른 조절 단백질이 PIN의 위치와 기능을 결정한다는 기존 관점에서 나아가 PIN 자체가 서로 직접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위치와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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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식물의 옥신 수송과 방향성 성장 원리를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작물의 뿌리 성장과 환경 적응성을 연구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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