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규모·산출 기준 달라 단순비교 한계
세부 업종·품목별 수치도 미공개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을 처음 공개했지만, 제시된 숫자만으로 산업별 득실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에서는 연간 6조원 넘는 생산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반면 농림수산업의 감소액은 8500억원 수준으로 제시돼 전체적으로 이익이 훨씬 큰 것처럼 보이지만, 산업 자체의 규모와 분석 방식이 서로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작 어느 제조업종이 얼마나 이익을 보고 어떤 농수산물이 큰 타격을 받는지 보여주는 세부 분석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29일 산업통상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관계 연구기관과 실시한 CPTPP 경제적 영향 분석 결과 협정 발효 10년 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별로 보면 협정 발효 이후 15년간 연평균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6조3000억~6조7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기반 효과가 1조1000억~1조2000억원이다. 반면 농업 생산은 연평균 7100억원, 임업은 606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업 감소액을 모두 합쳐도 약 8523억원으로 제조업 증가 효과의 7분의 1 안팎이다.
하지만 절대액만 놓고 보면 실제 산업이 받는 충격이 가려질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광업·제조업조사에 따르면 종사자 10인 이상 광업·제조업의 연간 출하액은 2090조2000억원에 달한다. CPTPP 가입에 따른 연평균 생산파급효과 6조3000억~6조7000억원을 단순 비교하면 출하액의 약 0.30~0.32% 규모다.
반면 2024년 농업 생산액은 약 60조8000억원이다. 연간 7100억원의 생산 감소를 단순 대입하면 전체 생산액의 약 1.2%에 해당한다. 같은 해 국내 어업생산금액은 10조918억원으로, CPTPP 가입에 따른 817억원의 감소액은 약 0.8% 규모다.
제조업의 절대적인 증가액이 농수산업 감소액보다 압도적으로 크지만, 각 산업의 덩치를 감안하면 체감 충격은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농수산업은 피해가 특정 품목이나 지역에 집중될 경우 전체 산업 평균보다 개별 생산자의 충격이 훨씬 커질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날 내놓은 제조업과 농림수산업의 숫자가 엄밀히 말해 동일한 개념도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제조업의 6조3000억~6조7000억원을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품목의 관세 변화가 제조업뿐 아니라 전·후방 연관 산업에서 추가로 유발하는 생산까지 포함한 수치다.
반면 농업 7100억원, 임업 606억원, 수산업 817억원은 해당 산업의 생산 감소액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산출된 수치를 나란히 제시하면서 자칫 CPTPP 가입에 따른 산업 간 손익계산서처럼 받아들여질 여지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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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는 일정한 가정을 토대로 경제분석 모형을 통해 추정한 잠정 전망치로, 실제 영향은 향후 가입 협상이 추진될 경우 품목별 개방 수준과 국내외 시장 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수치로 담기 어려운 영향과 현장의 우려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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