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피싱 피해금, 경찰이 찾아줬다…263억원 환급
은행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로 넘어간 381억원
당시 제도상 환급 어려워…자금 역추적한 경찰
집 판 회사원, 초과근무 간호사 등 피해 회복
경찰이 대대적인 자금 추적으로 260억원 넘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회수했다. 자금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자지갑으로 넘어가 환급이 어려워졌지만, 경찰이 17만개에 달하는 은행 계좌를 역추적해 피해 회복을 도왔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추적해 피해자 1137명에게 263억7600만원을 환급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2023년 3월 가상자산 거래소와 피싱 피해 방지 대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거래소에 동결된 피해금이 실제 피해자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문제를 확인했다. 당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거래소는 은행과 달리 피해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경찰은 동결된 피해금이 어디에서 들어온 돈인지 전자지갑은 1050개, 관련 은행 계좌 16만8000개 등의 자금 흐름을 역추적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사기 사실을 알아차린 뒤 신고했지만 범행 계좌에 돈이 남아 있지 않아 피해금 회수를 포기한 상태였다. 피해금이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확인될 때마다 서면 또는 전화, 대면 등 방식으로 연락해 피해 사실과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 이렇게 동결된 피해금 382억원 중 263억원이 주인에게 돌아갔다.
회사원 A씨(56)는 지난해 3월 신한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피싱범에게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지정 계좌로 보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9500만원을 송금했다. 적금과 대출로 마련한 돈이었다. A씨는 사기 피해로 거주하던 집까지 팔았다. 간호사 B씨(28)는 지난해 6월 검사를 사칭한 피싱범에게 속아 4000만원을 뜯겼다. 피싱범은 "범죄에 연루됐으니 모든 자산을 조사해야 한다"고 속였다. B씨는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매달 초과근무를 해야 했다.
이번 추적으로 거래소에 남아 있던 피해금이 확인되면서 A씨는 2200만원, B씨는 2500만원을 각각 돌려받았다. A씨는 "심한 자책에 시달렸는데 경찰이 피해금 일부를 찾아주셔서 생활이 나아졌다"며 "추가 회수 가능성도 보이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B씨는 "가족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이자를 감당하느라 힘들었는데 피해금 일부를 돌려받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거래소가 계정을 동결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난 뒤 돈이 빠져나간 사례도 수사하고 있다. 거래 제한이 풀린 사실을 통보받은 계정 명의자가 돈을 옮기거나 사용한 사례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계정 명의자 130명을 수사하고 있다. 적극적인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통해 자금의 처분을 막고 피해금 환급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으로 넘어간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환급을 어렵게 했던 제도도 개선된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피해구제 체계에 포함한다. 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되더라도 거래소를 통한 지급정지와 피해금 환급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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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을 철저히 수사하고 가상자산으로 은닉된 범죄수익도 끝까지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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