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경선 지원 대가 제공 혐의
특검, 배우자엔 징역 6개월 구형
내달 30일 오후 2시 선고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클러치백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특별검사팀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가방을 산 배우자 이선애씨에게는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현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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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검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김 의원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김 여사에게 건너간 클러치백의 몰수도 함께 요청했다.


김 의원 부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운 데 대한 답례로 같은 달 17일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는 16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가방을 사 김 의원에게 건넸고, 김 의원은 이튿날 대통령실 관계자를 만나 이를 전달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그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특검팀은 "이 사건 금품 제공은 사적 친분 관계로 볼 수 없다"며 "당시 피고인과 대통령, 김건희 사이에 형성된 정치적 관계와 금품 제공 시기를 보면 권력관계와 직무관련성이 결합된 행위"라고 했다.


피고인들의 태도도 양형 사유로 들었다. 특검팀은 "수사 시작 이후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설명이나 진정한 반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법원 질문에도 묵비나 오만한 침묵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가방과 동봉된 편지가 모두 이씨 명의였고 편지에 김 의원 이름이나 당대표 선거에 대한 감사 표현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모가 없었다고 했다. 카드 결제 알림 문자도 이씨 휴대전화로 발송돼 김 의원이 구매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선거 지원 답례였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도 선물이 갔어야 하는데 그런 구매 내역은 없다고도 했다.


직무관련성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당대표 선거는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대통령 직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법령상 공직자 신분도 아니다"라고 했다.


증거능력도 다퉜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특검이 김 여사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영장에 적힌 압수 대상은 디올 의류와 벨트, 팔찌뿐이었다고 했다. 수색이 끝난 뒤 영장과 무관한 로저비비에 상자를 열어 편지와 포스트잇을 찾아낸 만큼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이다.


특검의 수사 권한 자체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의결될 당시 이 의혹은 존재하지 않았던 만큼 특검에 수사 권한이 없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요청했다. 공소사실에 '불상지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전달했다고만 적어 범행 장소와 방법이 특정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띄워 설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원투표 100% 반영으로 전당대회 규칙이 바뀐 2022년 12월 당시 유력 당권 주자는 권성동 의원이었다며 "룰 개정이 김기현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건 논리 비약이 심하다"고 했다. 통일교 측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20년 넘게 정치하면서 한 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증거와 내용을 면밀히 살펴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현명한 판결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울먹이며 발언대에 선 이씨는 "김 여사에게 선물 드린 것은 사실이지만 당대표 선거와 관련이 없고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것도 아니다"라며 "남편이 당대표가 됐으니 배우자끼리 사회적 예의를 갖추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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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는 내달 30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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