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물가 우려가 재차 확산한 여파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국고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등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저금리 시기에 발행된 채권의 차환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른바 '채권 혹한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 혹한기 대비하라" 美 국채금리 급등에 국고채도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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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241%를 기록하며 2007년 6월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장중에는 5.272%까지 치솟았다. 30년물 금리 역시 5.5%대를 돌파해 2004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 등을 담은 이란의 7일 계획을 거부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물가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0.92% 오른 배럴당 10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앨리슨 휴먼 툴레인대 프리먼 경영대학원 채권시장 전문가는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 역시 미 국채 금리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시장은 Fed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0.3% 반영 중이다.


최근 미 국채 금리 급등 여파는 서울 채권시장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2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3bp(1bp=0.01%포인트) 오른 4.119%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11월8일(4.1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 역시 4.539%로 14.7bp 상승했다. 앞서 추석연휴기간 장기물을 중심으로 급등한 미 국채 금리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장에서 유가와 미국 금리가 추가 상승하고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까지 겹치며 (국고채) 약세가 확대됐다"면서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011년 3월 이후 최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고채 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조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날 오후 기준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4.78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3.462%) 대비 130bp 이상 뛴 수치다. 특히 9~10월에는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기업들의 차환 부담도 크다. 코스콤에 따르면 9월과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각각 9조5831억원, 7조7839억원에 달한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쏟아진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마무리되고 유가가 하락해도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연내 6%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마켓 펄스'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연내 6% 돌파를 예상했다. 마이클 볼 블룸버그 마케츠 라이브 거시전략가는 "시장에서는 9월 Fed 금리 인상이 장기적인 긴축 사이클의 시작일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여기에 국제유가, 미국 재정적자 우려, 전 세계적인 국채 공급 확대까지 겹치면서 수익률 곡선 전반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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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채권 혹한기, 고금리 장기화 대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경계했다. 윤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 역시 9월까지 양호한 수출, 환율 안정 흐름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물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봤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확인되기 전까지 채권투자는 캐리 이외 트레이딩 주의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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