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응원석서 실랑이·일본 경찰까지 출동
정치적 중립 기준 놓고 논란
한국 선수단도 입국 당시 태극기 제지당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의 태극기 반입 제지에 이어 대만을 둘러싼 국기와 응원 문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회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야구 경기장에서 대만 팬이 'Taiwan'이라고 적힌 응원 수건을 들었다가 제지당했고, 다음 날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와 일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판까지 등장했다. 해당 안내판은 논란이 커진 뒤 하루 만에 철거됐다.

지난 26일 대만과 일본의 야구 경기가 열린 경기장 관중 입구에는 대만의 청천백일기와 일본 욱일기를 경기장 안으로 반입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안내판에는 두 깃발의 그림과 함께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반입 금지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페이스북

지난 26일 대만과 일본의 야구 경기가 열린 경기장 관중 입구에는 대만의 청천백일기와 일본 욱일기를 경기장 안으로 반입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안내판에는 두 깃발의 그림과 함께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반입 금지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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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현지 매체는 지난 25일 아이치현에서 열린 대만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대만 팬이 'Taiwan'이라는 글자가 적힌 수건을 펼쳐 응원하자 대회 관계자가 이를 제지한 것이었다. 대회 관계자는 'Taiwan'이라는 표현이 정치적 메시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수건을 내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팬과 주변 관중들은 "국기도 아니고 단순히 Taiwan이라고 적힌 응원용 수건인데 왜 제지하느냐"며 반발했다. 현장에는 일본 경찰도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수건 등 물품이 압수되거나 팬이 퇴장당하지는 않았지만, 대회 관계자는 대만 관련 문구가 적힌 물품을 더는 펼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변 대만 팬들이 일제히 "Team Taiwan"을 외치며 항의성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논란은 다음 날 더 커졌다. 26일 대만과 일본의 야구 경기가 열린 경기장 관중 입구에는 대만의 청천백일기와 일본 욱일기를 경기장 안으로 반입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안내판에는 두 깃발의 그림과 함께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반입 금지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는 참가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국기·깃발 외에 정치적·이념적 메시지가 담긴 물품이나 시위·시위성 표현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대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OC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대만'(Taiwan)이나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명칭 대신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청천백일기가 아닌 별도의 차이니스 타이베이 올림픽위원회 깃발을 사용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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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지 언론은 단순히 'Taiwan'이라고 적힌 수건까지 금지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명확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천백일기와 욱일기를 나란히 반입 금지 대상으로 표시한 것을 두고는 대만뿐 아니라 일본 온라인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27일 대만과 중국의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경기장 입구에서는 해당 안내판이 사라졌다. 다만 조직위원회가 안내판을 철거한 정확한 이유나 기존 규정이 변경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설치한 공식 안내판에 '욱일기 반입 금지'가 쓰여 있었다는 것은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 시기 일본군 군기 등으로 사용됐다. 한국과 중국 등 일제 침략 피해국에서는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한편, 이번 대만 관련 논란은 앞서 한국 선수단이 겪은 태극기 제지 사건과 맞물리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선수단 본진 122명은 지난 1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주부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당시 출입국 기수를 맡은 탁구 신유빈과 배드민턴 서승재 등이 태극기를 들고 입국하려 했지만, 현지 경찰과 공항 관계자들이 보안 등을 이유로 이를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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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를 제외하고 태극기만 들고 이동하겠다는 제안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입국장에서 태극기를 펼치지 못한 채 이동했고 대한체육회는 일본 측에 항의했다. 이후 19일 열린 공식 개회식에서는 신유빈과 조정 김동용이 공동 기수로 태극기를 들고 정상적으로 선수단 입장에 나섰다.

대만에서는 연이은 사건을 놓고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대만의 정체성만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만에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이 강한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일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AFP연합뉴스

대만에서는 연이은 사건을 놓고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대만의 정체성만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만에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이 강한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일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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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대만에서도 연이은 사건을 놓고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대만의 정체성만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대만에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이 강한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일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태극기 입국 제지부터 'Taiwan' 응원 수건 논란, 대만 국기와 욱일기 반입 금지 안내판 설치·철거까지 비슷한 혼선이 반복되면서 조직위원회의 기준과 현장 대응이 일관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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