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현안마저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정치 공세로 끌고 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북한군 포로의 국내 이송을 두고 대통령 탄핵과 형사책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부와 군의 판단을 검증하는 것은 야당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검증과 단정은 다르다.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검증 단계에서는 결론을 유보하는 것이 안보 사안을 다루는 책임 있는 태도다.


DMZ 수색로 개척 중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쳤지만 아직 지뢰 종류와 설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과 유엔(UN) 군사령부는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점검을 거쳐 합동조사팀을 꾸리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이 고의로 조사를 지연했다면 '이적행위'이자 '외환의 죄'라며 탄핵과 구속을 거론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군이 유엔사의 신속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은 확인해야 하지만 조사 결과도 나오기 전에 최고 수위 책임부터 제기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자세다.

북한군 포로 문제도 다르지 않다. 정부는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와 이송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야권은 이를 곧바로 '북한 눈치 보기'와 대북송금 사건의 약점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연결했다. 정부가 밝힌 이유가 충분했는지, 비공개 범위가 적절했는지는 추후 차분하고 엄정하게 검증하면 된다. 그러나 포로와 가족의 안전이 걸린 사안을 곧바로 대북 굴종 논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별개 문제다. 정치 공방이 앞설수록 보호와 검증은 흐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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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안보 사안이라고 해서 야당의 감시와 검증이 약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보안을 이유로 설명할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의혹 제기는 확인된 사실에서 출발해야 하고, 정부 역시 거친 언어로 맞서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사람은 보호하고 사실은 끝까지 밝히되, 정치적 결론이 앞서서는 안 된다. 안보만큼은 정쟁보다 국익과 사실이 앞서야 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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