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5.2%까지 오르며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채권시장의 변동이 아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물가·재정에 대해 시장이 매긴 종합 성적표에 가깝다.
시장금리가 오른 첫 번째 이유는 과도한 정부부채다. 올해 1분기 미국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22.6%, 재정적자는 6.0%에 이르렀다. 적자가 지속되면 정부는 만기도래 채무를 차환하는 동시에 새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한다. 시장은 물량 부담과 재정 위험을 반영해 더 높은 기간프리미엄을 요구한다. 둘째는 높은 명목 성장률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명목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비 6.3%였다. 1971~2025년 평균 명목 GDP 성장률은 6.3%, 같은 기간 10년 국채금리 평균은 5.9%였다. 장기금리는 긴 흐름에서 명목 GDP의 성장 속도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현재의 고금리는 물가를 포함한 명목 성장률이 아직 높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금리가 낮아지려면 재정적자가 줄거나 명목 성장률이 둔화해야 한다. 전자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고금리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를 줄여 후자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규모 자본지출과 외부자금에 의존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는 더 엄격한 수익성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연 5%의 무위험 국채금리는 강력한 대안이다. 기대수익이 불분명한 투자계획부터 축소·연기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할인율이 높아진다. 미국 주식시장의 버핏지수와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고점권이다. 고평가된 성장주일수록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주가 조정은 역자산효과를 통해 소비를 누르고, 다시 명목 GDP 성장률을 낮춘다. 장기금리 상승이 스스로 경기 둔화를 부르는 경로다.
주목할 지표는 광의통화(M2)를 명목 GDP로 나눈 마셜 케이다. 1990년 1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마셜 케이와 미국 10년물 수익률과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71이었다. 명목 GDP가 통화량보다 빠르게 늘어 마셜 케이가 낮아지면 자금 수요가 커져 장기금리는 오르기 쉽다. 반대로 경기 위축과 통화완화로 M2가 늘면 이 비율은 상승하고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는 금리 급등 뒤에 취약 고리가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1980년대 은행·저축대부조합 위기, 1990년대 중반 멕시코·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 IT 거품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2012년 유로 재정위기가 그랬다. 금리 상승이 위기를 혼자 만들지는 않지만, 누적된 부채와 유동성 위험의 손실·차환 부담을 증폭시킨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2000년 1월~2026년 8월 한국과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의 상관계수는 0.78이다. 미국 금리 상승은 한국 국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에게는 더 높은 수익률로 채권을 담을 기회가 된다. 지금은 과대평가된 성장 주식을 추격하기보다 국채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릴 시점이다.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 있는 만큼 만기를 나눠 매수하고, 달러 표시 미국 국채는 환율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5%대 미국 금리는 위험의 시작점일 수 있다. 동시에 위험 가격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기 시작한 지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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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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