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막겠다며 국토안보부 DB 확대해
유권자 검증 시스템 도입 추진하는 트럼프
투표권 침해 우려 제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비시민권자 투표 색출 도구'를 사용하도록 미국 연방대법원이 허용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각 주가 국토안보부(DHS)의 체류자 신분검증 프로그램(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을 유권자 명부 검증에 활용할 수 있다고 결정을 내렸다.
SAVE는 불법 체류자가 미국의 복지 수급이나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신청자의 시민권·이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해 온 데이터베이스(DB)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시스템을 지난해 확대 개편해 사회보장국(SSA) 자료 등을 추가하고 여러 사람의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하는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각 주 선거관리 당국이 이 시스템을 통해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사람들의 시민권 여부를 조회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유권자 검증 도구가 비시민권자의 불법적인 투표를 막고 선거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간 이 같은 불법 투표로 2020년 대선 결과가 왜곡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가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통합 및 공유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미 연방지방법원의 스파클 수크나난 판사는 SAVE 확대 프로그램이 개인정보보호법, 사회보장법, 행정절차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잘못된 정보로 합법적인 유권자가 유권자 명부에서 삭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개편된 SAVE 시스템 운영을 즉각 무효화하고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연방항소법원 역시 1심의 'SAVE 사용 금지' 효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보수 우위의 대법원은 하급심의 'SAVE 사용 금지' 효력을 우선 정지시켰다. 중간선거 전까지 각 주 선거 당국이 SAVE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길을 터준 것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명령은 연방 정부가 해당 업무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걸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스템 반대론자들은 합법적인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텍사스주 유권자인 앤서니 넬스는 AP에 이 시스템이 "사람들의 헌법상 투표권을 침해"한다며 "이는 다가오는 선거와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또 다른 부당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AVE 시스템 정보 갱신이 늦어 최근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이 여전히 비시민권자로 분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애리조나주의 전직 공화당 소속 선거관리관인 스티브 리처는 "SAVE 프로그램은 수차례에 걸쳐 매우 불완전한 도구임이 입증됐다"며 "선거관리자들은 이를 시민권의 결정적 지표가 아닌 단지 출발점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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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프로그램 사용이 각 주의 자발적 선택에 달려 있어 이번 대법원 결정이 중간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SAVE 프로그램 사용을 거부해 온 민주당 소속의 셰나 벨로스 메인주 국무장관은 이번 결정이 "주 정부가 선거 운영 방식을 변경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며 해당 주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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