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화성형 그냥드림’… 29개 읍면동 전면 확대
익명 기부부터 기업·병원·공무원까지 ‘나눔 선순환’
어려운 이웃의 풍성한 명절 나눔…지역사회에 '훈풍'
정명근 시장 “공유냉장고로 복지 사각지대 이웃 찾겠다”

경기 화성특례시 향남읍 행정복지센터 한구석. 커다란 공유냉장고 앞에 이름 모를 선물 상자 하나가 조용히 놓였다. 상자를 열자 제철 사과와 김 등 풍성한 식료품이 가득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두고 간 선물이다. 신원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저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따뜻한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는 짧은 메모만 남겼을 뿐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화성시 제공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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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화성시에 따르면 민과 관, 이름 없는 이웃들의 마음이 모여 화성의 골목골목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취약계층이 부담 없이 먹거리를 가져갈 수 있도록 마련된 '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가 단순한 구호 물품 지급 창구를 넘어, 지역 사회를 잇는 '복지 선순환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눔의 열기는 화성시 전역으로 거세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동탄5동 '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에는 개소 직후부터 지역사회의 후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새싹동산 청려수련원이 5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선뜻 쾌척했고, 동탄시티병원은 백미 100포를 전달했다. 지역 내 10개 사회단체협의회 회원들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다. 여기에 화성시 공무원들까지 힘을 보탰다. 공적 항공마일리지로 구매한 생필품을 지속적으로 기증하기로 뜻을 모으며 공공 영역의 온기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명림 새싹동산 청려수련원 이사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상생 복지에 동참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지역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성특례시 병점구 화산동이 지난 8월 26일 화산동주민센터에서‘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 개소식을 열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화성특례시 병점구 화산동이 지난 8월 26일 화산동주민센터에서‘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 개소식을 열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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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해소' 넘어 '복지 사각지대' 벼랑 끝 이웃 구한다

화성시가 추진하는 '화성형 그냥드림'은 단순한 먹거리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1차 접촉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화성형 그냥드림'의 가장 큰 특징은 문턱을 낮춘 접근성이다. 첫 방문 시에는 소득이나 자격 요건 등의 별도 증빙 서류 없이 누구나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당장의 생계 위기에 처한 이들을 제도적 절차보다 우선해 품겠다는 취지다.


진짜 복지는 재방문 시 작동한다. 심층 상담을 거치며 이용자의 실제 위기 상황을 파악하고 맞춤형 복지서비스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동탄9동에서는 공유냉장고를 찾은 이용자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병원비와 생활비 고통을 겪던 가구를 발굴, 지역 소식지 모금을 통해 137만원의 후원금을 긴급 연계하기도 했다.

지난 7월 7일 동탄5동 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 개소식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지난 7월 7일 동탄5동 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 개소식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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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29곳 전체로 확대… 촘촘해진 '복지안전망'

이 같은 시범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화성시는 지난 4월 병점1동 등 16개소에서 운영하던 '화성형 그냥드림'을 지난 8월부터 29개 전체 읍·면·동으로 전면 확대했다. 이제 화성시민이라면 누구나 집 근처 행정복지센터에서 공유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세심한 행정력이 결합된 화성시의 공유냉장고. 소외된 이웃의 배고픔을 채우고 절망에 빠진 이들을 건져 올리는 지역 사회의 가장 따뜻한 '복지 안전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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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9개 읍·면·동 어디서나 그냥드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과 복지서비스 사이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며 "먹거리 지원이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을 찾아내는 첫 연결고리가 되도록 지역사회와 더욱 촘촘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성=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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