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관광'으로 인구소멸 돌파구 모색
14개 시·군 관광자원 하나의 동선 통합
전북특별자치도가 관광객을 단순히 많이 끌어들이는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고 돈을 쓰는 관광으로 전략을 바꾼다. 14개 시·군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고 야간·미식 콘텐츠와 민간투자를 확대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관광객 62명의 소비 효과가 인구감소지역 정주인구 1명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더라도 여행과 방문을 통해 지역경제에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이른바 '관계인구'를 늘리는 방식이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서도 동일 투자 규모 대비 제조업 고용 유발 인원은 4.7명인 반면 관광업은 10명으로 두 배 이상이다.
인구 자체를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지역에서 관광객을 경제활동의 주체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전북 관광이 안고 있는 과제는 방문객 숫자와 지역경제 효과 사이의 간극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의 2026년 2분기 자료를 보면 전북은 관광객의 체류시간에 비해 숙박과 소비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이 일정 시간 지역에 머물더라도 숙박하지 않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거나, 관광지 주변에서 제한적인 소비만 하고 돌아가는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전북도는 부족한 숙박·대형 관광시설과 야간 콘텐츠 등을 보완해야 관광객의 체류를 소비로 연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성급 호텔과 테마파크, 컨벤션 등 대규모 방문객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한 데다 밤에 즐길 수 있는 상설 콘텐츠와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 콘텐츠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관광 분야는 제조업과 비교해 투자 규모가 작고 수익을 회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전주한옥마을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대표 사례이면서 동시에 전북 관광의 과제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전주시 한옥마을 방문객은 2016년 처음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1536만4206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36%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관광객이 한 지역에 집중되는 것만으로는 다른 시·군의 관광산업까지 함께 성장시키기 어렵다. 실제 전주시는 2024년 한옥마을 관광객 증가를 발표하면서도 관광산업을 한옥마을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전주시 전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전북도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지를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낮에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여행에서 벗어나 밤에도 지역에 머물도록 야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북의 음식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식사와 체험, 쇼핑까지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북도는 14개 시·군을 연결하는 관광권도 만든다.
국가유산 야행과 지역축제, 음식 등 기존 자원을 관광객이 실제로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개발하고, K-관광섬과 서해안 블루투어 관광벨트 등을 통해 서해안의 해양자원 활용도 높일 예정이다.
10월 무주에서 열리는 GTWS 그랜드 파이널을 비롯해 장수 트레일레이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안·무주까지 무대를 넓힌 동부권 장거리 트레일레이스도 추진한다. 관광객이 특정 지역에서 행사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 숙박하고 식사하도록 관광 동선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지방공항 중심 관광권 정책과 연계해 청주국제공항을 국제 관문으로 활용하고 익산·전주를 연계도시로 묶는 방안을 추진한다. 향후 크루즈항 개항에 맞춰 관광코스와 다국어 안내 체계, 서비스 교육, 숙박시설 개선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맞을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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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우 전북자치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역소멸 시대에는 시·군이 따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체류와 소비를 늘리기 어렵다"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민간투자 여건을 만들고 시·공간을 연결하는 관광으로 정책을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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