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멕 정상회담
국장급 공동위 신설…FA-50도 정상회담 의제
위성락 "한·멕 경제협력 구현 위해 제도 협력 강화하기로"
7년 끈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 일괄 타결
멕시코산 원유, 안정적 공급망 협력 이어가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현지 한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관세 부담과 관세 면제·환급 절차 지연 등 애로사항을 하나하나 직접 제기한 것으로 2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멕시코 측도 일부 사안에 대해 "살펴보겠다"·"긍정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한-멕시코 기업인 간담회를 공동 주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 9명의 한국 기업인을 포함해 양국 고위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2026.9.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한-멕시코 기업인 간담회를 공동 주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 9명의 한국 기업인을 포함해 양국 고위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2026.9.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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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이 선호하는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은 멕시코가 미국과 진행 중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가 일단락된 뒤 추진 가능성을 모색하되, 그 전까지는 별도의 무역·투자·산업 협력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멕시코 국빈 방문을 계기로 멕시코시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선호는 FTA에 있지만 지금 멕시코가 그렇게 응할 준비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고 밝혔다. 멕시코가 미국과 USMCA 재검토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원산지 규정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멕시코에 진출한 상당수 한국 기업은 국내에서 자재와 부품을 들여와 현지에서 가공·조립한 뒤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원산지에 대해 좀 터프한 내용을 멕시코에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가 USMCA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야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과 무역협정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양국은 FTA뿐 아니라 한 단계 낮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우선 '무역·투자·산업 협력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산하에 국장급 공동위원회를 설치해 양국에 돌아갈 이익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공동 연구한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단 USMCA 결과를 보되 그 사이 공동위원회가 어떤 이익이 어떻게 되는지 서로 연구해 보고, 그에 따라 다음 단계를 진전시키기로 한 것"이라며 "이 부분도 꽤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당면한 애로도 상당 부분 논의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할 때 원론적인 얘기에 머무르지 않고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며 "이번에도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자료로 정리한 요지를 갖고 하나하나 전부 제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관세 부담뿐 아니라 관세 면제나 환급 절차가 지연되는 문제 등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멕시코 측이 모두 수락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은 '살펴보겠다', '긍정적으로 보겠다'고 한 성과들이 있었다"며 "기업 애로사항은 충분히 거론되고 논의됐다"고 했다. 향후 양국 실무진이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위성락 "한·멕 정상회담 결과, 경제협력 구현 위해 제도 협력 강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멕시코 한 호텔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멕시코 한 호텔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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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국빈방문 결과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양국이 보유한 경제협력 잠재력을 충분히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상호 호혜적인 무역·투자 확대를 위해 공동이익연구를 실시하고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의 쟁점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괄 타결됐다. 위 실장은 "투자유치국의 정당한 규제 권한은 명확히 하면서 한국 기업의 투자 회수와 손실 보상에 관한 권리 보호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페이퍼컴퍼니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를 막는 조항을 신설하고 외환위기 때도 투자자금 이전을 보장하는 등 분쟁해결 절차와 투자자 보호 범위도 손질했다.


양국 수출입은행 간 1억달러 규모의 전대금융도 새로 설정한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불법 통관 물품에 대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지난 5월 정상 간 통화 이후 한국 기업이 멕시코산 원유 1300만배럴을 추가 확보한 성과를 토대로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방산 분야에선 이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국산 경공격기 'FA-50'이 실제 정상회담 의제에 올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과 멕시코 사이 방산 협력이 주요 주제 중 하나였고 그중 하나로 FA-50도 거론됐다"며 "우리가 설명했고 멕시코 측은 경청한 뒤 실무선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군사용 차량과 다른 장비도 함께 논의됐다"며 "후속 협의를 통해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멕시코 정부의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인 '플랜 멕시코'와 연계한 사업 확대 계획을 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멕시코 국가 예방접종 사업 참여와 백신 품질관리 역량 이전 협력을 제안했고, LG는 전장·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현재 5개 주에 걸친 생산거점을 추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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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실장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경제·금융·교육·문화·관광·개발·세관 등 7개 분야를 포함해 총 16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으며, AI 협력 선언은 별도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항공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정비, 공급망 참여, 금융지원, 인력양성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멕시코시티(멕시코)=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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