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멕 정상회담 마무리
MOU 등 17건 체결…공동언론 발표도
7년 끈 투자보장협정 개정 타결
무역협정 논의도 재시동
1억달러 금융·원유 공급망 구축
AI·우주·방산까지 확대
양 정상, MOU 이후 최태원·구광모·구자은 등 기업인과 만남도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놓였던 한·멕시코 경제협력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양국은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했고, 중단 상태인 무역협정 논의도 다시 테이블에 올렸다. 1억달러 규모의 기업 금융지원과 원유·핵심자원 공급망 협력 채널도 새로 마련하면서 양국 경제 관계를 교역 중심에서 투자·공급망·첨단산업으로 넓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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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은 16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오전 10시 5분부터 44분간 소인수 회담을 한 데 이어 10시 50분부터 1시간 15분간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약 2시간 동안 머리를 맞댄 셈이다. 이번 방문은 양국이 무역·투자, 에너지, 기술, 항공우주·방산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려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대 경제 성과는 7년간 진행한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의 타결이다. 양국은 향후 서명과 국회 비준동의 등 절차를 밟아 개정 협정을 조속히 발효시키기로 했다. 투자보장협정은 상대국에 진출한 기업과 투자자의 자산을 부당한 수용이나 차별적 조치로부터 보호하고 투자금 송금과 보상, 분쟁 해결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제도다. 해외 투자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는 일종의 '안전판'이다.

오랫동안 멈춰선 무역협정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현재 한·멕시코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없어 교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기본으로 이뤄지고 있다. 멕시코 측도 양국 경제가 경쟁하는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해왔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간 교역, 투자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역협정 체결'이 긴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양국 통상당국이 우선 '공동의 이익 연구'를 진행해 호혜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멕시코 측도 한국 기업의 추가 투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들이 가진 의문과 향후 투자 계획을 직접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언론발표에서도 양국이 '공동 번영'의 비전을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산업·기술 경쟁력과 멕시코의 강점을 결합해 호혜적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셰인바움 정부의 산업 육성책인 '플랜 멕시코'와도 맞닿아 있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 내 생산과 투자 확대, 기술 고도화를 플랜 멕시코의 주요 축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 셰인바움 대통령은 최근 한국 기아의 6억4900만달러 규모 투자와 멕시코 내 전기차 생산을 소개하며 현지 생산 확대 사례로 평가했다.


기업 금융과 공급망 분야 협력 물꼬…AI·항공우주·방산 등 첨단산업 협력 확대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2026.9.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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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금융과 공급망에서도 협력 고리를 만들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멕시코 대외무역개발은행은 1억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한도를 신설한다. 한국산 물품·서비스를 구매하는 멕시코 기업과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원유와 핵심자원을 논의할 양국 부처 간 대화 채널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통화 이후 셰인바움 대통령께서는 우리 기업에 추가 원유 물량이 공급되도록 큰 도움을 주셨다"며 "안정적인 원유 수입을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 파견 기업과 근로자가 양국에서 연금보험료를 이중 부담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사회보장협정도 조속히 체결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양 정상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경제협력의 외연은 AI·디지털, 항공우주와 방산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양국은 '한·멕시코 AI 협력 선언'을 채택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사절단을 오는 11월 멕시코에 보내 후속 사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2015년 이후 중단됐던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도 재개한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멕시코 측과 FA-50, 무인항공기, 위성의 운영·유지보수 기술과 현지 공급망 구축을 추진한다. KAI가 개발·생산한 항공우주 제품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기 위한 현지 기업과의 산업협력 가능성도 검토한다.


이 대통령은 방산 분야와 관련해 "한국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멕시코 현지생산으로 이어져 멕시코의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양국이 제3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셰인바움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으로 장기간 남아 있던 통상 현안이 한꺼번에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역협정은 공동이익 연구라는 첫발을 뗐고, 투자보장협정은 서명과 비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투자보호에서 무역협정, 금융·공급망, 첨단산업으로 이어지는 협력 장치를 한꺼번에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양국 경제협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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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 정상은 MOU 교환 이후 한국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멕시코 내 투자 확대와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사절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멕시코시티(멕시코)=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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