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 성사
전작권·핵잠·조선·북미대화 논의
호르무즈는 논의 테이블 안 올라
유엔 다자무대선 평화구상·K이니셔티브 제시
월가 큰 손들과 투자서밋 마무리
다음은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방문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UN) 총회 순방은 막판에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이 백미였다. 대미 투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한때 성사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던 회담은 협상 진전을 계기로 극적으로 마련됐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던 안보·대북 현안을 조율하는 계기가 됐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과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제시한 이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월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 세일즈에도 나섰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9.23 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9.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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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 행사장에서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오후 7시 20분부터 약 30분간 회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미 투자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 당초 정상회담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지만, 협상이 막판 진전을 보이면서 한국 측이 회담을 다시 요청했고 당일 오전 개최가 확정됐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최근 양국 간 전략적 투자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


이 자리에서 안보 현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핵추진잠수함 연료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 협력 등의 논의에도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조선 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관련 현안의 후속 협의를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이어가기로 했다.

북미 대화 재개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접촉이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반면 미국이 한국에 기여 확대를 요구해 온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앞서 유엔총회 연단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3대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우선 중단시킨 뒤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미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고 한국은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현안에서는 'K-이니셔티브'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녹색 대전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연대를 3대 비전으로 제시하고 호르무즈·홍해 사태와 같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한반도 문제를 넘어 AI·기후·에너지 공급망 등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에서 한국의 역할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 핀커스 회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이재명 대통령,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엠마누엘 로만 핌코 CEO, 제니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CEO. 2026.9.2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 핀커스 회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이재명 대통령,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엠마누엘 로만 핌코 CEO, 제니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CEO. 2026.9.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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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는 23일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블랙록·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에게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향후 5년 안에 메모리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본시장 개혁과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계 전환도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으로 제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협력을 논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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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순방 후반부를 멕시코에서 이어간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6년 만의 국빈방문이다. 24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교역·투자와 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AI·디지털, 항공우주, 방산 협력을 논의한다. 25일에는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를 찾아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 외연을 중남미로 넓힐 예정이다.


뉴욕(미국)=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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