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는 스마트 하게 풀고, 전력과 데이터는 열어줘야"
"AX전환, 취약층 등 고려한 사회 전체 변화의 틀 대비해야"
인재 확보, 입법 체질 개선 등 풀어가야

인공지능(AI)이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새로운 기회 또는 위협으로 다가오는 AI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향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아시아경제는 AI와 관련해 입법을 주도해왔던 9명의 국회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토대로 우리 정치권,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 등을 정리했다.


AI 산업의 육성 전략과 관련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미·중 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내 치고 나가려면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규제부터 먼저 설치해두고 뛴다는 건 마라톤 경주에서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는 것과 비슷하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황정아 의원은 "고위험이 예상되는 규제 같은 경우엔 핀셋 규제로 하나하나만 적용해도 될 텐데 모두 다 일괄로 적용하면 산업계가 매우 힘들어진다"며 "규제를 유예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기업이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을 성실하게 따랐다면 실수를 하더라도 책임을 면해주는 '세이프 하버(면책 제도)' 같은 보완책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기업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혁명 뛰어넘는 AI혁명 시대' 국회에 맡겨진 숙제[AI룰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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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뛰어넘는 AI혁명 시대' 국회에 맡겨진 숙제[AI룰메이커] 원본보기 아이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내다보고 불필요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걷어내는 미래지향적 법제가 필요하다"며 "후발국인 한국에 선도국과 같은 강도의 규제를 적용하면 경쟁하기 어렵다"고 제언했다.

전력과 데이터 문제 해결해야


AI에 필수불가결한 전력 문제에 있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법이 통과됐지만 최종적으로 액화천연가스발전(LNG) 직접 공급 내용은 포함되지 못했다"며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당분간 가스터빈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해야 한다. LNG를 활용한 이후 수소발전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로 전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력공급망 확보 등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LNG 등을 현실적 징검다리로 삼자는 것이다.


또 다른 AI 관련 핵심 축인 데이터(정보)와 관련해 최형두 의원은 "저작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AI 학습과 활용을 전면 차단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정보·저작권 보호와 산업 활용 사이에서 구체적인 사용 기준과 책임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데이터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전환돼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개인정보는 보호하되 API는 과감하게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보호를 명목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고 있다"며 "미국은 개인정보를 엄격히 보호하면서도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이 방식을 더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정아 의원도 "좋은 모델은 좋은 데이터에서 나오는데, 정작 질 좋은 데이터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자산으로 여겨 내놓지 않으려 한다"며 "국가 과제로 만들어진 연구데이터를 국가가 표준화해 관리하고 무상으로 제공하는 국가연구데이터법을 냈다"고 소개했다.


임문영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개인정보 침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암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 신약을 개발하면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데,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막아버리면 피해는 결국 환자가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작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악용한 데 대한 처벌이 관대한 것은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라며 "데이터 활용은 열고 보이스피싱이나 스토킹 같은 악용은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X로 인한 사회적 대비 필요성도


다만 AI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이 산업혁명 이상의 급격한 변화를 단기간에 겪을 수밖에 없기에 이에 대비한 입법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해민 전 조국혁신당 의원(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의원 재임 당시 AI 전환대응법을 대표발의했다. AI 도입으로 해고가 발생할 경우 기금 부담을 늘리는 반면,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해민 수석은 "생산성 향상만 고민하다 보면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사라지고, 그러면 결국 산업의 지속가능성도 사라진다는 철학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한국형 온라인 안전법(가칭)' 제정안을 준비 중이다. 그는 현행 정보통신망법의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 전환(AX)과정에서 아동, 청소년 등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법안을 고민 중이다. AI 시대 소외계층 보호를 추가해 종합적인 보호 법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AX 과정에 대비해 국회 입법 심사 조직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민 수석은 "AI 관련해서는 법사위처럼 총괄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모든 법안이 법사위로 몰리니 법사위 안에 소위라도 하나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AI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각종 입법 등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입법 단계에서 전문성을 갖춘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조문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산업적으로는 '이게 뭐야'가 나올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상임위마다 AI·IT·디지털 전문가가 최소 2명씩은 앉아 있든가 파견을 하든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성공의 열쇠, 인재 육성 노력 절실


인재 육성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황정아 의원은 "최근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가운데 하나가 4대 과학기술원과 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본인이 개발한 기술로 창업한 회사에서 자문료를 받거나 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한 법이 있다"며 "연구자의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게 가장 빠른 길인 만큼, 이런 '딥테크 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대학 교수가 기업 임원을 겸하거나 직접 창업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산학 간 이동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며 "최근 서울대 교수와 삼성전자 임원을 겸직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고 들었는데 반가운 소식이다. 그래야 우수한 교수와 제자를 국내에 붙잡고 현장형 인재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이 인재를 확보하고 집중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AI·반도체 핵심 인력에 대한 병역특례를 확대하고 대기업도 필요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 주 52시간제와 보상체계도 연구개발 현장의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눈여겨볼 점은 국회 등 정책 영역에서 기업인 출신들의 진입을 막는 백지신탁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책에 기업인이나 과학자 등의 생각이 필요하지만, 현행 제도가 이들의 진입을 막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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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그는 "이해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주식을 무조건 매각하도록 하는 대신 재임 중이나 퇴임 후 일정 기간 거래를 금지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며 "산업 현장을 아는 기업인이 국회에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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