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땐 국내 최고층…의왕초평 381가구
기밀·내진성능 검증…장수명주택 '우수'
2030년까지 공공 발주 2만가구로 확대
공장에서 콘크리트 골조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국내 최고층 모듈러 아파트가 내년 경기 의왕에 들어서는 가운데 이 단지가 경량·중량 바닥충격음 시험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정부는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모듈러 공법을 2030년까지 2만가구 규모로 확대하고, 일반 공법보다 더 드는 비용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24일 모듈러 전문기업 엔알비 엔알비 close 증권정보 475230 KOSDAQ 현재가 10,140 전일대비 190 등락률 -1.84% 거래량 62,565 전일가 10,330 2026.09.23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 "과도한 할인 끝"…엔알비, 정책·실적 동반 회복에 반등 기대 삼성·LG도 뛰어든 모듈러 주택…입주절벽 막으려면 '공공 발주' 관건[부동산AtoZ] [클릭 e종목]"엔알비, 정부 주택 공급 대책 수혜" (NRB)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왕초평 A-4BL에 적용하는 라멘(Rahmen·뼈대)식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PC) 모듈러 견본주택을 대상으로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평가했다. 정해진 장비로 위층 바닥에 충격을 가한 뒤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리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1등급은 1~4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현행 기준상 경량·중량충격음 평가값이 각각 37㏈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경량충격음은 작은 물건이 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가볍고 날카로운 소리다. 중량충격음은 아이가 뛰는 등 무거운 충격으로 아래층에 전달되는 '쿵쿵' 소리를 말한다. 의왕초평 견본주택은 세대 사이 벽체가 소리를 차단하는 성능도 1등급을 받았다.
이 단지는 LH가 추진하는 최고 22층, 381가구 규모 통합공공임대주택이다. 엔알비가 설계와 제작, 시공을 맡았다. 국토교통부 계획상 내년 11월 준공 예정으로,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이 된다.
기둥과 보가 건물 무게를 받치는 라멘식은 벽이 하중을 받지 않아 집 안 벽을 옮기거나 없애기 쉽다. 국내 아파트 대부분은 벽이 무게를 받치는 벽식으로 짓는다. 엔알비는 "무거운 콘크리트 바닥판이 진동 전달을 억제하는 데 유리하다"며 "공장 제작으로 바닥을 고르게 만들 수 있어 그 위에 설치하는 완충재와 마감층도 일정하게 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층 아파트에 필요한 내진 성능도 검증을 마쳤다. 엔알비는 기둥을 일체형으로 제작하고 접합부를 특수 재료로 메우는 그라우팅 작업을 거쳐 뼈대를 단단하게 연결했다. 지진 발생 시 충격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골조 전체로 분산하도록 설계했다. 이 골조 체계와 코어부 특수 벽체는 대한건축학회 건축기준센터 인증을 받았다. 계단실과 엘리베이터실에 적용하는 PC 벽체도 같은 인증을 취득했다.
연결부 틈을 메우는 작업은 공기가 새는 경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가 국제표준 ISO 9972에 따라 의왕초평 46㎡형 견본주택을 시험한 결과 기밀성능 지표인 ACH50은 시간당 2.26회로 나타났다. 실내외에 일정한 압력 차이를 만든 뒤 틈새로 새는 공기량을 측정한 값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공기가 덜 샌다. 엔알비는 국내 신축 공동주택을 조사한 선행연구 평균 2.8회보다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오래 쓸 수 있는 주택으로도 인정받았다. 올해 장수명주택 인증에서 내구 성능 65년 이상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국내 모듈러 공동주택 최초다. 기둥,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라멘 방식은 실내 벽체를 비교적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내부 공간 가변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정부가 모듈러 공공주택을 늘리려는 목적은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데 있다. 공장에서 골조를 제작하면 현장에서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작업을 줄일 수 있다. LH는 지난해 4월 의왕초평 사업을 설명하며 일반 철근콘크리트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114일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목표를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늘렸다. 의왕초평에 이어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하남교산 A-1블록에서도 25층, 400가구 규모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하남교산은 내년 2월 착공한다. 하남교산 모듈러 공사도 엔알비가 맡는다. 단지 723가구 가운데 400가구를 최고 25층 모듈러로 짓는다. 이 단지는 국토부가 연구개발비 200억원을 지원하는 PC 모듈러 고층화 기술 실증단지다. 엔알비는 연간 5600개 모듈을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단일 공장을 가동 중이다.
공급 확대에 앞서 공사비 부담을 낮추는 일이 남아 있다. 국토부는 모듈러 공법이 일반 현장 시공보다 공사비가 약 30% 더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8·13 대책에서 제시한 가구당 추가 비용은 약 7000만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 추가 비용의 약 절반을 재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물량 확대에 맞춰 제작·시공 단계별 품질관리 기준도 마련한다. 국토부는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공장 인증과 건축물 인증을 신설할 방침이다. 생산업체가 설계·제작·품질관리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고, 모듈 운송과 인양 계획 등도 살핀다. 감리·품질관리 기준은 모듈러 공법에 맞춰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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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알비 관계자는 "의왕초평 4-1BL 모듈러 공동주택은 공사 기간 단축뿐 아니라 기밀·차음·내진·장수명까지 주거성능을 입증했다"며 "모듈러 공동주택이 속도에서 품질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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