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디 서울 내한공연 3만석 매진
기무라 타쿠야 추석 첫 단독 공연
J팝 스트리밍 1년 새 29.5% 증가
한국서 쌓은 인지도 해외로 확산
일본 가수들의 내한 공연이 홀을 넘어 아레나와 돔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국내 J팝 팬층이 실제 티켓 구매로 이어지면서 한국은 수만 명의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공연시장으로 성장했다. 일본 음악업계도 한국을 아시아와 북미 등 해외 팬층을 넓히는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싱어송라이터 바운디(Vaundy)는 지난 19~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한국 단독공연을 열어 이틀간 3만명을 모았다. 두 차례 공연은 매진됐다. 바운디는 서울을 포함해 도쿄, 홍콩, 후쿠오카, 타이베이 등 5개 도시에서 진행하는 아시아 아레나 투어 9회 공연도 모두 매진시켰다.
공연장 규모는 몇 년 사이 크게 뛰었다. 일본 밴드 킹 누(King Gnu)는 2024년 약 4000석 규모의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열었다. 지난 6월20~21일에는 같은 공원 KSPO돔으로 자리를 옮겨 이틀간 약 3만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두 공연 모두 매진됐다.
오피셜히게단디즘은 8월8~9일 KSPO돔에서 이틀간 약 2만6000명을 모았다. 티켓 판매 당시 약 8만명이 동시에 접속 대기했고 추가로 푼 시야제한석까지 팔렸다. 대표곡 '프리텐더(Pretender)'도 국내 음원 차트에 진입했다. 일본 밴드 백 넘버(back number)도 지난 12~13일 경기 고양 킨텍스 홀에서 연 두 차례 단독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추석 연휴에는 일본 그룹 스맙(SMAP) 출신 배우 겸 가수 기무라 타쿠야가 한국에서 처음 단독 콘서트를 연다. 기무라는 26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기무라 타쿠야 라이브 투어 2026 체크포인트' 서울 공연을 연다. 2020년 솔로 가수로 데뷔한 뒤 6년 만에 처음 여는 해외 콘서트다. 이번 투어는 일본 고베를 시작으로 서울, 후쿠오카, 타이베이, 지바 등 5개 도시에서 9회 열린다. 일본 밖에서는 서울이 첫 공연지다.
기무라가 해외 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은 SMAP 멤버로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한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SMAP은 데뷔 20년 만에 베이징 공인체육장에서 그룹 첫 해외 콘서트를 열어 약 4만명을 모았다. 기무라는 2020년 첫 솔로 앨범 '고 위드 더 플로(Go with the Flow)'를 발표한 뒤 일본에서 공연을 이어왔지만 해외 단독공연은 열지 않았다.
서울 공연에는 일본 팬을 위한 원정 관람 상품도 나왔다. 일본 여행사 JTB는 공연 주관사와 함께 VIP 티켓과 숙박, 공연장 이동을 묶어 판매했다. 서울 시내 호텔 1박2일 상품은 1인 8만4900엔, 인스파이어 리조트 2박3일 상품은 16만6900엔에 판매됐다. 김포·인천공항에서 공연장까지 바로 이동하는 상품도 내놨다.
모든 일본 가수가 대형 공연장을 채우는 것은 아니다. 국내 인지도와 팬층, 티켓 가격에 따라 판매 성적도 갈린다. J팝 전체가 일률적으로 흥행하기보다 국내에서 일정 규모의 팬층을 확보한 가수들이 먼저 공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를 받치는 것은 국내 J팝 소비 증가다. KT지니뮤직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6월17일까지 국내 J팝 스트리밍 이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 늘었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7.5% 증가했다. 국내 전체 음원 이용량이 2019년 이후 감소한 것과 반대다. 지니뮤직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과 잇따른 내한공연, 한국 방송 출연 등이 J팝 이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 가수들이 내수 부진 때문에 한국을 찾는 것도 아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음반시장이다. 일본 음반시장 매출도 전년보다 8.9% 늘었다. 세계 2위 내수시장을 둔 일본 음악업계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티켓 수요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얻은 인지도와 콘텐츠가 아시아와 북미 등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어서다.
일본 가수들은 음악방송에 출연하고 글로벌 팬 플랫폼에 입점하며 SNS로 국내 팬과 소통한다. 일본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CUTIE STREET) 등 한국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일본 아티스트도 늘었다. 방송 영상과 팬들이 만든 콘텐츠는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의 팬들에게도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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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소비시스템의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는 "한국 음악 방송 출연 이후 인도와 북미처럼 이전엔 반응이 없던 지역에서도 팬들이 새롭게 유입됐다"며 "한국 팬들은 방송 영상을 바로 재편집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홍보하며 팬덤을 스스로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음악 시장은 플레이어와 제작 업체가 포화 상태"라며 "애니메이션과 게임, 식문화가 세계적 성공을 거둔 만큼 이제는 음악 시장도 글로벌을 공략해야 할 결정적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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