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자금 빠져 주가 추가 하락 영향
빈자리 채운 기업은 주로 AI·반도체 회사
휴대폰 부진에 밀려났던 노키아 복귀 성공

지난 21일 폭스바겐이 유로존 우량주 50개를 모은 지수인 '유로 스톡스 50'에서 빠졌다.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가 15년 만에 겪은 일이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가 18년 만에 S&P 100에서 빠졌다.


폭스바겐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과잉 생산, 중국 판매 부진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시가총액 380억유로는 연매출 3220억유로의 8분의 1에 그친다.

폭스바겐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폭스바겐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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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2640억달러에서 570억달러로 줄었다. 자사 앱과 직영점에서 직접 팔겠다며 백화점과 신발 편집숍 등 도매 거래처를 대거 정리한 게 화근이었다. 나이키가 빠진 매장 진열대는 온(On)과 호카(Hoka) 같은 후발 브랜드가 채웠다.


같은 날 S&P 100에서는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 콜게이트-팜올리브도 함께 빠졌다. 새로 들어온 곳은 델, 팔로알토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 샌디스크. 네 곳 모두 정보기술(IT) 업종이다. 아리스타는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스위치를 만들고,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판다. 샌디스크 주가는 올해에만 600% 넘게 올랐다.

유럽에서는 자동차 업종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스텔란티스가 빠졌고 올해 폭스바겐이 뒤를 이었다. 유로 스톡스 50에 남은 완성차 회사는 페라리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세 곳이다.


폭스바겐이 나간 자리를 채운 곳 중 하나가 노키아다. 지난해 9월 스텔란티스와 함께 유로 스톡스 50에서 빠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최근 1년 새 주가가 두 배 넘게 올랐고, 2분기 AI 인프라 매출은 전년 대비 105% 늘었다. 지난해 인수한 인피네라 덕에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부품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된 영향이 컸다.


퇴출되면 패시브 자금도 빠진다…폭스바겐, 반등장에서 홀로 하락

폭스바겐·나이키 지수 퇴출 수모…노키아처럼 돌아올 수 있을까 [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지수 편입과 퇴출이 종목의 미래를 평가한 결과는 아니다. 유로 스톡스 50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주식의 시가총액 순위로 구성 종목을 정한다.


다만 주가에는 영향이 적지 않다.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 자금 때문이다. 패시브 펀드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목적이다. 지수에 없는 종목을 들고 있으면 수익률이 지수와 어긋나기 때문에, 편입·퇴출이 정해지면 값을 따지지 않고 처분한다. 파는 쪽만 몰리고 사겠다는 쪽은 줄어드니 가격은 더 내려간다.


규모도 적지 않다. 유로 스톡스 5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30개, 운용자산은 590억유로다. 이 지수에 연계된 구조화 상품도 11만개가 넘는다. 폭스바겐이 명단에서 빠지면 이 돈이 한꺼번에 폭스바겐 주식을 내놓아야 한다.


퇴출 당일인 21일 폭스바겐 주가는 1% 넘게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반등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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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지수 편입 여부가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큰 변혁 속에서도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성과를 개선하고 중기적으로 유로 스톡스 50에 복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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