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자진신고' 혜택 축소로 선제적 적발 유도
상습·반복 담합 기업 제재 강도 대폭 상향
조직 개편 악용한 제재 우회 '꼼수' 봉쇄
앞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가 시작된 이후 뒤늦게 사실을 실토한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한 과징금 전액 면제 혜택이 사라지고 감경폭이 75%로 줄어든다. 아울러 회사 분할이나 영업양도 등 이른바 '간판 바꿔달기'를 통해 제재를 회피하려는 상습적 담합 기업에 대한 혜택도 대폭 축소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 개정안을 각각 입법 및 행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뒷북 자진신고 혜택 축소로 '눈치싸움' 방지
그동안 공정위는 조사 개시 전후와 무관하게 1순위 자진신고자에 과징금을 일괄적으로 전액 면제해 주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선제적 신고에 나서는 경우와 이미 혐의가 포착돼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 마지못해 협조하는 경우는 사건 처리 기여도에서 명확한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두 경우를 동일하게 대우하면 기업들이 조사가 임박할 때까지 최대한 담합 이익을 누리며 버티게 하는 잘못된 유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위는 조사개시 전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과징금을 전액 면제해주되, 조사개시 후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75%만 감경해주도록 혜택 수준을 차등화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신고에 나서도록 유인을 강화해 은밀하게 이뤄지는 카르텔을 조기에 적발하고 신속하게 와해시키겠다는 취지다.
5~10년 내 반복 담합 철퇴…감면율 '반토막'
고질적인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제재 강도도 대폭 높아진다. 기존에는 자진신고 감면이나 공정위 제재를 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에 다시 담합에 나설 경우에만 감면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반복 담합이 5년 이후 10년 이내에 발생한 경우에도 자진신고 과징금 감경 혜택 수준이 일괄적으로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반복 담합에 적발된 조사개시 전 1순위 자진신고자는 기존 과징금 전액 면제 혜택에서 50% 감경으로 크게 혜택이 줄어든다. 조사개시 후 1순위 자진신고자 역시 75% 감경 혜택에서 절반이 깎인 37.5% 감경만 적용받게 된다. 아울러 2순위 자진신고자는 50% 감경 혜택이 25% 감경으로 축소되어 상습 담합 기업에 부과되는 과징금 부담 수준이 훌쩍 높아진다.
꼼수 조직개편 제동 및 제재 범위 확대
반복 담합으로 제재받은 사업자의 감면 제한 대상과 범위 역시 대대적으로 정비됐다. 현행 법령은 담합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사업자가 다시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 담합행위를 한 경우에만 감면을 제한하고 있어,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다른 사업 분야에서 또다시 담합을 저지를 경우 이를 제재하기 어려운 맹점이 있었다. 개정안은 이 같은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 요건을 아예 삭제하여, 기존에 부과받았던 시정조치 품목이나 사업 분야와 무관하게 새롭게 담합행위를 꾀할 경우 감면 제한 규정이 전방위로 적용되도록 제도의 빈틈을 메웠다.
기업의 조직 개편을 악용한 제재 우회 시도를 원천 봉쇄하는 근거 규정도 새롭게 마련됐다. 과거에는 담합 전력이 있는 기업이 법인 분할신설이나 영업양도 등을 거쳐 새로운 법인으로 사업을 재개할 경우 자진신고 감면이 제한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합병, 분할, 분할합병, 영업양도 등으로 해당 담합과 관련된 사업을 승계한 자에 대해서도 감면 제한을 똑같이 적용하도록 명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은행에 돈 넣어뒀을 뿐인데 이 정도?"…요즘 심상...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1월 2일까지, 감면고시 개정안을 10월 13일까지 각각 예고한 뒤 제출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밟아 내년인 2027년 1분기 중에 제도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