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부품 공급 범위 등 관건
PPA 통해 수익성 확보 필수
대미 투자 사업이 국내 기업의 수주로 이어지려면 발전소 건설에 쓰일 기자재와 부품의 공급 범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발전소가 가동된 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고 인허가·전력망 접속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대미 투자 사업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산업계는 미국 발전 인프라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사업 규모가 국내 기업의 수주와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후속 협상에 달렸다는 평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빌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대미투자 협상 경과 및 세부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 했다. 2026.09.22 윤동주 기자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close 증권정보 034020 KOSPI 현재가 83,000 전일대비 3,500 등락률 -4.05% 거래량 1,314,118 전일가 86,500 2026.09.23 10:15 기준 관련기사 AI 데이터센터 확대 기대…최대 4배 매수 기회를 잡으려면 금리 부담 속 엇갈린 해외 증시…지수보다 업종별 흐름 주목 핵 지휘망까지 건드리는 AI 우려…접근제어·인증주 주목 가 가스터빈과 원전 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발전용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원전 증기발생기 등을 생산한다. 미국에서 이미 가스터빈 공급 계약도 맺었다.
기자재 공급이 확정되면 국내 협력업체에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에는 부품 4만4000여개가 들어가는데, 자체 생산 비중은 약 20%다. 나머지는 국내외 협력업체에서 조달한다. 가스터빈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은 200~300개로,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경기와 전라 지역에 분포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사실상 가스터빈 종주국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기회에 가스터빈을 미국에 수출하게 된다면 현대차 포니가 독일 자동차 시장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굉장한 레퍼런스를 쌓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호 사업으로 검토 중인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에서는 국내 기업의 참여 범위가 쟁점이다. 8기 중 6기에는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을, 나머지 2기에는 한국형 노형(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AP1000은 설계를 미국이 주도하는 만큼 국내 기업이 시공과 중간재·부품·기자재 조달에 얼마나 참여할지가 실질적인 수혜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형 원전 6기는 설계를 미국이 주도하는 만큼 국내 기업이 시공 과정에서 중간재와 부품 공급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한국형 APR1400이었다면 국내 협력업체들이 참여할 기회가 더 컸겠지만, 미국형 원전에서는 기대만큼의 수혜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국내 기업이 얼마나 더 참여할 수 있을지 협상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며 "후속 협상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나 속도만큼 투자금 회수와 적정 수익 중요"
수주 이후에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약과 사업 여건이 필요하다. 이번 발전 사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로 계획됐지만, PPA를 체결할 현지 기업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투자 규모나 집행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투자금 회수와 적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확보하는 일"이라며 "미국 측은 투자 요구에 상응해 장기 PPA 체결을 지원하고, 필요한 규제 정비와 인허가·전력망 접속 여건 개선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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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알래스카 가스 개발처럼 상업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업은 후속 협상을 통해 구매자 확보, 위험 분담, 투자 조건과 시기를 조정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합의 이행과 수익성 확보를 함께 달성하는 것이 협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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