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대법원 '대법관 재제청' 정면충돌
조희대 "재제청 요청 사유 없다" 입장 내자
靑 "국민 다 아는데 본인만 모르시나" 반박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법관 재제청'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없다"고 하자 청와대는 "다 아는데 본인만 모르겠다고 하느냐"며 이례적으로 하루 두 차례 반박 입장문을 내놓았다. 다만 청와대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조 대법원장은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하나의 사안에 추가 언론 공지까지 내며 반박했다. 청와대는 앞선 공지에서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는데, 수 시간 뒤에는 조 대법원장 발언을 하나씩 인용하며 세세히 논박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조 대법원장은 거부 사유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문이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다"며 "그간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 시 국무총리의 부서만으로 임명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 절차가 적법하지 않은 것처럼 묘사했지만, 청와대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다"고 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헌법기관인 대법원장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공문에 '반려' 또는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이라며 헌법 제104조 제2항, 법원조직법 제41조 제2항을 근거로 들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은 지난 21일 김성수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 뒤 1시간가량 차담을 나눴는데 당시에는 재제청 얘기가 없었다고 한다.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고 공개적인 논박을 주고받은 셈이다. 이에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여당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해 '사법개혁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사상 초유의 희대의 위헌 위법적 내란적 재제청 거부는 본질적으로 국민 무시하는 태업"이라며 "질책하고 시정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인용해 조 대법원장이 출근시간을 안 지킨다고 언급하며 "출근 시간도 업무추진비 규정도 무시하는 불성실성에서 출발한 일탈"이라고 꼬집었다.

AD

야권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자체가 위헌이라며 맞서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법적 근거 없는 재제청 요구, 대통령이 원하는 판사(김민기 부장판사) 제청 강요 등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유린하고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위헌적 행동"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지키겠단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고,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