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BC 수전 탄(Susan Tan) 그룹 세그먼트 총괄 인터뷰
시니어케어에 3년간 200만싱가포르달러 이상 투입
18만명 이상 지원 목표…"한국 금융기관과도 협력 준비"

편집자주고령화가 빨라지면서 금융회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은퇴 전까지 자산을 불리고 위험에 대비하는 데 머물렀던 금융은 이제 노후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 건강과 돌봄은 어떻게 준비할지까지 고객의 삶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과 요양을 연결하는 시도가 본격화됐고, 해외 금융회사들은 건강·의료·생활 지원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직접 돌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시니어 사업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3회에 걸쳐 한국·싱가포르·일본 금융회사의 시니어 전략을 살펴보고 금융과 돌봄의 결합이 어디까지 왔는지, 한국 금융권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수전 탄(Susan Tan) OCBC 그룹 세그먼트 총괄.

수전 탄(Susan Tan) OCBC 그룹 세그먼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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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더 이상 단순히 자산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훗날 그 자산을 어떻게 의미 있게 활용할 것인지까지 계획하는 일이 됐다."


동남아시아 2위 금융그룹인 OCBC의 수전 탄(Susan Tan) 그룹 세그먼트 총괄(Head of Group Segment)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싱가포르에서 금융의 역할을 이같이 정의했다.

OCBC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6760억싱가포르달러(약 730조원)를 보유한 싱가포르 대표 금융기관이다. 자산 기준 동남아시아 2위 금융서비스 그룹으로 은행·보험·자산운용·증권 등 금융 전반을 아우른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중국·홍콩·마카오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탄 총괄은 싱가포르가 2026년 기준 시민 중 65세 이상 비중이 21%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금융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고객들이 일반적으로 자산을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많은 고령층은 자산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소득원을 마련해 은퇴 이후에도 원하는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며 "사람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오래 살고, 더 오랜 기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이 연령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하고 동시에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OCBC가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건강과 금융,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OCBC 시니어케어(SeniorCare)' 프로그램이다.


OCBC는 지난해 3월 시니어케어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3년간 200만싱가포르달러 이상을 투입해 18만명 이상의 고령층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건강한 노후와 금융 역량 강화(financial confidence), 디지털 소외 방지(digital inclusion) 등을 지원한다. 탄 총괄은 "이 프로그램은 건강(Health), 자산(Wealth), 문해력(Literacy),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이라는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고령층에게 필요한 금융 지원과 가이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탄 총괄은 "이 연령층의 필요에 맞춘 상품을 발굴했으며, 여기에는 60세 이상 고객을 위한 특별 정기예금 금리도 포함된다"고 했다.


OCBC는 은퇴 이후 건강관리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의료·보험회사 등과 협력해 관련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탄 총괄은 "건강 관련 파트너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래플스 메디컬 그룹(Raffles Medical Group), Q&M 덴탈(Q&M Dental), 그레이트 이스턴(Great Eastern) 등과 협력해 고령층이 건강검진, 치과 진료, 일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범위도 넓혔다. 그는 "OCBC그룹의 계열사인 그레이트 이스턴과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OCBC 시니어케어(SeniorCare)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에게 보장성 보험 상품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디지털 뱅킹과 결제 서비스는 고령층의 일상에서도 갈수록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0세 이상 주민 가운데 오프라인 대면 거래에서 모바일 앱 결제를 이용한 비율은 66%, 온라인 거래에서 전자결제를 이용한 비율은 78%에 달했다. OCBC의 60세 이상 고객 가운데서도 약 40%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OCBC는 이런 변화에 맞춰 고령층의 디지털 뱅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앱을 개선했다.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언어 기능을 제공하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글자 크기 조절 기능도 도입했다. 탄 총괄은 "디지털 문해력과 금융사기 인식 제고가 중요하며, OCBC는 고객들에게 안전한 금융거래 방법을 교육하기 위한 다양한 소통·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고령층을 위해서는 고령 고객이 많이 찾는 일부 지점에 케어 앰배서더(CARE Ambassadors)를 배치했다. 다언어·다문화 국가인 싱가포르의 특성을 고려해 이들은 두 개 이상의 방언을 구사한다. 탄 총괄은 "케어 앰배서더들은 최소 두 개 이상의 방언을 구사할 수 있으며, 호키엔(Hokkien), 테오추(Teochew), 광둥어(Cantonese), 하카(Hakka) 등이 포함된다"며 "이를 통해 고령 고객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언어로 소통하고, 은행 업무와 관련해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 보호도 OCBC가 중요하게 보는 영역이다. 탄 총괄은 "공정한 거래(fair dealing) 원칙을 준수하는 것과 함께, 보다 복잡한 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적용되는 추가적인 보호장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도 금융상품과 금융서비스의 판매·제공 과정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탄 총괄은 "책임 있는 은행으로서 OCBC는 명확한 의사소통, 적절한 조언, 고객 중심의 업무 방식을 통해 고령층을 포함한 고객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고령층을 비롯한 고객들이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고 공정한 결과(fair outcomes)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탄 총괄은 "고객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고령층을 포함해 금융산업 전반에서 공정한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금융기관과의 향후 협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고령층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우리의 노력에 공감하는 뜻을 같이하는 기관 및 조직들과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열린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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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끝으로 "단순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령층이 보다 충만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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