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연령↑…임신·출산 보장 넓어져
임신지원금부터 검사비까지…담보 다양하게
보장 넓히되 역선택 등 위험 관리해야

편집자주보험업계의 시선이 여성의 생애주기로 향하고 있다. 과거 여성 고유 질환 중심이던 여성보험은 제도 변화로 임신·출산까지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월경·갱년기·정신건강 등 일상 건강관리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펨테크 산업이 커지면서 여성의 생애주기별 수요를 반영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여성보험의 역할이 어떻게 커지고 있는지, 그 변화와 과제를 짚어본다.

임신·출산 보험이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출산 연령 상승에 따른 난임치료·산전검사·산후관리 수요 등이 증가하면서다. 다만 임신·출산은 가입자의 계획과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보장 확대가 곧 역선택과 손해율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신·출산이 보험상품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보장 확대와 위험관리 사이의 균형은 보험사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고령출산 늘자 보험도 영역 확장

[여성건강, 보험의 새 격전지]①임신부터 산후조리까지…보장 경쟁 뒤엔 '역선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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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8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산모가 낳은 출생아 비중은 37.3%로 같은 기간 1.4%포인트 상승했다. 첫째 아이를 낳는 평균 연령 역시 33.2세까지 올라갔다.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과 각종 위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임신·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정 질환을 보장하는 데서 나아가 임신 준비, 산전검사, 산후관리 등으로 보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험에서 임신과 출산을 폭넓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금융당국은 2024년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임신·출산을 보험상품의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우연한 사고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장한다'는 보험의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임신·출산을 보험 보장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임신 가능성과 발생 시점 등에 우연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험사가 관련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현재 국내 보험사가 판매 중인 담보를 보면 양수색전증, 모성사망, 임신·출산 질환 입원·수술, 유산, 임신중독증, 태반조기분리, 임신 중 당뇨병 등이 대표적이다. 제왕절개 수술비를 보장하거나 산후우울증 치료비 등 출산 이후까지 보장이 이어지는 상품도 있다. 태아와 신생아에 대해서는 저체중아 입원, 선천성 대사이상, 장해출생 등을 보장한다.


특히 올해 5월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에는 기존 4세대 실손보험에서 보장 대상이 아니었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가 새롭게 포함됐다. 그동안 임신·출산 관련 보장은 진단비 등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특약 중심이었지만 5세대 실손보험부터는 급여 의료비도 실제 지출액을 기준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보장을 받으려면 산모가 분만예정일로부터 280일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산전검사까지 확대…자녀보험엔 산모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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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신·출산 관련 보장이 특정 질환을 넘어 산모가 임신 중 받는 검사비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의 '선별검사 이상 소견 후 융모막 및 양수검사 지원비' 담보에 대해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출산 전 선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난 뒤 융모막 또는 양수검사를 받으면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70만원을 보장한다. 현대해상은 "융모막 및 양수검사는 태아의 염색체 이상 확인을 위한 필수 검사임에도 비급여로 높은 비용이 산모에게 전가되고 있었다"며 "지난해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 치료비 담보에 이은 신규 담보로 산모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도 태아·자녀보험에 산모를 피보험자로 하는 특약을 결합해 임신·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한다. '금쪽같은 자녀보험'은 임신한 여성을 피보험자로 하는 특약을 통해 임신·출산 관련 질환 수술비와 입원일당, 임신중독증, 유산 수술·입원, 임신 중 당뇨병 등을 보장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에 임신·출산지원금과 산후조리원 비용 등을 담았다. 임신 시 1회 50만원을 지급하고 출산지원금은 세 번째 출산까지 지급한다. 난임 치료는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을 합쳐 최대 8회까지 보장하고 착상확률개선검사까지 범위를 넓혔다. 출산 이후에는 산후조리원 비용, 입원 중 자녀 돌봄 비용도 보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에서 난임치료나 산후조리 등 가임기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체감형 보장 수요가 늘고 있다"며 "실질적인 출산·육아 지원형 담보가 신규 시장을 구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보험이 보험사의 중요한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는 어떻게 설계하나…보장 확대만큼 중요한 위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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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임신부터 출산 이후 장기보장까지 상품 구조가 보다 다양하게 설계돼 있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는 산전검사, 합병증이 없는 일반적인 분만 비용, 제왕절개뿐 아니라 신생아 집중치료 등을 함께 보장하고 약 16개월의 대기기간을 둔다. 미국계 보험사 시그나 글로벌도 일반적인 분만과 출산 합병증을 각각 다른 한도로 보장하면서 최대 24개월의 대기기간을 적용한다.


일본 닛세이의 여성보험은 18~40세 여성을 대상으로 출산 시 보험금을 지급하며 출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지급액이 증가한다. 지급 횟수에 별도의 상한을 두지 않으며 가입 후 1년의 부담보 기간이 있다. 출산뿐 아니라 특정 난임치료에도 최대 12회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고 암·급성심근경색·뇌졸중 등 3대 질병도 함께 보장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출산 이후 장기보험까지 이어지는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보험사 그레이트 이스턴의 상품은 임신 13주부터 가입해 임신·출산 합병증 18종과 신생아 선천성 질환 26종 등을 보장한다. 출산 후에는 일정 기간 내 별도 심사 없이 장기보장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보장 범위를 넓히면서도 일정한 대기기간을 두거나 보장한도를 차등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역선택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역선택은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하면서 보험사의 예상보다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히 임신·출산 보장은 피보험자의 의사와 계획이 사고 발생에 관여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며 "임신 후 가입 등 이미 확정된 사고에 대한 의도적 가입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최소한의 면책·감액기간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장 혜택은 확대하되 다각도의 정교한 장치를 통해 전체 위험률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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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보장 확대 과정에서 역선택 관리 등 과제가 남아 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임신·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보험 수요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은 임신·출산 관련 보험상품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며 "출산율 제고 노력에 함께하는 측면에서 관련 보험상품 개발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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