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실 PC·집기 반출 5개월째, 경찰 수사 답보

성과급 요구하며 핵심 생산설비 가동 중단

23차례 교섭 임단협 평행선, 협력사 피해 우려

한화오션 노조의 쟁의행위가 핵심 생산설비 가동 중단으로 확대되면서 노사 갈등이 생산현장을 넘어 회사 경영과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회사 임원실에 들어가 컴퓨터와 집기류를 반출한 사건까지 수개월째 해결되지 않으면서 노조의 권리행사 범위와 법 집행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지회는 지난 4월 28일 회사 임원실에 들어가 컴퓨터와 의자 전화기 등을 반출했다. 회사는 물품 반환과 사과를 요구한 뒤 경찰에 고발했지만 약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물품이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발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는데도 사건 처리와 관련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회사 측에서는 노조 관련 사건에 대한 법 집행이 지나치게 느슨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6월 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인상,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기준 명문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7일 기본급 12만3689원 인상과 일시 타결금 650만원, 복지포인트 연 100만원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냈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 신설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교섭 결렬 이후 노조의 대응 방식이다.


노조는 이달 7일과 11일, 14일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5일부터 18일까지 조선소 핵심 설비인 골리앗크레인 가동을 중단했다.


골리앗크레인은 선체 블록을 조립장에서 건조독으로 옮기는 설비다. 조선소 생산공정이 여러 단계로 연결돼 있는 만큼 이 설비가 멈추면 후속 공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회사 측은 실제로 PE와 탑재 공정 지연으로 내업과 선행공정의 작업물량 감소 및 후속공정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의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요구는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섭의 정당성과 별개로 회사 자산을 임의로 반출하거나 핵심 생산설비를 장기간 멈춰 세우는 행위까지 노동권이라는 이유로 포괄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성과급 문제도 쟁점이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영업 자유나 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경영성과급 요구까지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성과급 기준 개선 요구가 임금교섭과 함께 제기되고 핵심 생산설비 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회사 측은 과도한 교섭 압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조선업 특성상 한 공정의 차질이 다른 공정과 협력업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화오션과 연관된 경남지역 협력사가 1000곳을 넘는 만큼 생산 일정이 길어질수록 그 여파가 협력사와 지역경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과거 하청지회 파업으로 생산 차질과 막대한 손실을 겪었던 만큼 이번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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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임금 인상 폭을 놓고 노사가 다투는 데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노동조합의 교섭권과 쟁의권이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 회사 자산 반출과 핵심 생산시설 가동 중단에 대한 법적 판단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할 문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노동자의 권리는 존중돼야 하지만 그 권리가 회사 자산을 임의로 반출하거나 생산시설을 멈춰 세우는 행위까지 무제한으로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노동권 보장과 법 집행의 원칙을 함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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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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