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속 협상 예정"
이란 군부 "국내 정치용 선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을 전멸시키겠다고 위협한 당일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3시간 동안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생산적이었다며 후속 협상을 예고했지만, 이란 군부는 그의 발언을 "국내 정치용 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강경 발언과 외교적 접촉이 동시에 진행된 가운데 양국이 실제 휴전 협상으로 나아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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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과 합의해 재건의 기회를 줄지,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킬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가"라며 "아니면 이슬람공화국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유엔총회장에서 평화와 국제협력을 논의하는 각국 정상 앞에서 특정 국가의 전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란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회의장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며 국제사회에 대이란 경제 고립에 동참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선거 직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美, 이란과 3시간 회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뉴욕에서 약 3시간 동안 회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시간 전에 끝났으며 아주 좋은 회담이었다"며 "매우 생산적이었고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지는 완전한 파괴와 위대한 국가가 될 잠재력 두 가지"라며 "합의하는 것이 이란에도 유리하다"고 거듭 압박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전멸시키겠다고 위협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회담 성과를 강조하면서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회담 개최나 참석자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란, 트럼프 대통령 비판…협상 가능성은 열어둬

이란 군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란군 총참모부와 이란혁명수비대(IRGC) 중앙사령부는 공동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쏟아낸 적대적 발언과 반복된 위협은 사실관계에 근거하기보다 철저히 국내 선전용 도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의 쇠퇴를 고려하면 이 같은 근거 없는 주장과 위협은 힘의 과시가 아니다"며 "이란을 향한 미국의 공세가 전략적 교착 상태와 절망에 빠졌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은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낮추고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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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협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휴전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미국은 이란에 핵무기 개발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후티 등 역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와 군사공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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