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링 제조사 오우라, 미 증시 IPO 도전
매출 80%가 기기지만 '인간 건강 데이터'
"웨어러블 전체 몸값 다시 책정될 시험대"
스마트워치 열풍의 원조격 회사인 핏빗(Fitbit)은 2015년 상장하며 시가총액 41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인정받았다. 11년 만에 이 기록에 도전하는 회사가 나왔다. 다양한 건강 관련 기록을 추적해 보여주는 스마트링 제조사 오우라(OURA)다. 지난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S-1)를 제출했다.
정확한 상장일과 공모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등 외신에는 최대 160억달러(약 22조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된다. 핏빗의 4배 수준이다.
반지 하나로 수면, 심박수, 체온, 활동량 등 각종 건강 기록을 기록해준다는 회사가 어떻게 이런 몸값을 받게 됐을까.
스마트워치 10년 새 착용자 2명 중 1명…돈도 몰린다
2013년 설립된 오우라의 스마트링은 수면과 심박수, 활동량 등 건강 기록을 챙기는 소비자들에게 매일 충전해야 하는 스마트워치에 비해 덜 피로감을 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10여 년 전 미국 성인 8명 중 1명이 웨어러블 기기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2명 중 1명꼴이다. 그만큼 손목이나 손가락에 기기를 차는 일이 흔해졌다.
투자금도 이 흐름을 따라간다. 벤처캐피털(VC) 데이터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웨어러블·헬스 트래킹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은 41억달러(약 5조7000억원)에 이른다. 피트니스 웨어러블 업체 웁(Whoop)이 5억7500만달러(약 8000억원)를 유치한 게 대표적이다. 이 정도 투자 열기는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과 지금은 성격이 아예 다르다는 게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코로나 시기의 붐은 건강 불안감에서 비롯했고, 그렇게 산 기기는 대체로 서랍 속에 처박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금은 구매한 기기들이 실제 이용자의 손목에 밀착하는 생활필수품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웨어러블 기기를 산 사람의 83%가 일주일에 5일 이상 착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오우라 반지의 하루 평균 착용 시간은 23.8시간, 거의 온종일이다.
매출 80%는 기기인데…진짜 경쟁력은 '데이터'
오우라는 S-1에서 스스로를 반지 제조사가 아니라 "상시 작동하는 건강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자사 구독 서비스가 "매우 높은 재구매율"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숫자로 보면 아직은 기기 매출이 압도적이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오우라의 기기 매출은 9억74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반면 매달 내는 구독료(멤버십) 매출은 2억4050만달러에 그친다.
그러나 성장 속도를 보면 상황이 또 다르다. 같은 기간 기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5% 늘었는데, 구독료 매출은 121% 늘었다. 기기보다 두 배 가까운 속도로 구독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기기는 한 번 팔고 끝나는 매출이지만, 구독은 매달 반복되는 매출이다. 동시에 구매자의 수면·심박·체온 데이터가 매일 쌓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데이터가 오래 쌓일수록 사용자는 서비스를 떠나기 어려워진다. 실제 조사에서 웨어러블 사용자 중 브랜드를 바꾸는 사람은 4명 중 1명이 채 안 됐다.
미국 딥테크 전문 VC인 프로무스 벤처스(Promus Ventures)의 마이크 콜렛은 피치북과의 인터뷰에서 "독자적인 데이터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 가치 평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 웁(Whoop)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한 그는 "(데이터라는) 진정한 해자와 견고한 고객 유지력을 갖춘 기업들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그저그런 하드웨어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오우라의 목표 몸값이 핏빗 대비 4배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웨어러블 스타트업 시험대…"건강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될 것"
아울러 오우라의 IPO는 웨어러블 기업에 대한 공모 시장의 반응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투자는 건강 추적을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레가토(Legato)는 안경테에 청각 보조 기술을 결합한 제품으로 1200만달러를 유치했다. 선전에 본사를 둔 이븐리얼리티스(Even Realities)는 알림·번역·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스마트안경으로 지난 7월 1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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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렛은 "IPO가 성공한다면 웨어러블 업계 전체의 몸값이 다시 책정되고, 차세대 웨어러블 회사들도 IPO 시장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설령 오우라 상장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이 산업을 떠받치는 수요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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