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발전사 전력 시장 점유율 32.7%
"입찰 가격·공급물량 조절로 시장 지배력 행사 가능"

한국자원경제학회와 민간발전협회가 22일 서울 섬유센터빌딩에서 공동주최한 '전력산업 구조 변화와 합리적 전력 시장 개편 방향'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강희종기자

한국자원경제학회와 민간발전협회가 22일 서울 섬유센터빌딩에서 공동주최한 '전력산업 구조 변화와 합리적 전력 시장 개편 방향'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강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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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공기업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합 발전공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전력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자원경제학회와 민간발전협회가 22일 서울 섬유센터빌딩에서 개최한 '전력산업 구조변화와 합리적 전력 시장 개편 방향' 세미나에서 '국내 전력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주성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025년 한국전력 전력 구입량을 기준으로 발전 5사의 통합 점유율은 32.7%에 달한다"며 "공동 조달을 통한 비용 절감,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 석탄발전 폐지 대응 역량 결집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입찰가격과 공급 물량 조절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간대별, 지역별로 통합 발전사를 대체할 사업자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입찰과 공급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민간발전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가상발전소(VPP) 등 유연성 자원을 경쟁에 참여시키고 정당한 가치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통합발전사의 재생에너지, 계통, 유연성 투자비는 발전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한국전력의 비용에 전가될 것"이라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없는 통합의 실익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거대 단일 발전사는 독점력과 정책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민간발전사와의 공정 경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경쟁과 선택으로 발전 단가 인하를 통해 국민 편익을 증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발전 공기업의 통합은 전체 발전량의 30~40%를 감당하는 거대 플레이어의 탄생을 의미한다"며 "세분화된 시장 체계, 가격신호, 경쟁 강화 방향으로 가겠다는 기존 계획과 부딪히지 않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업 C2S의 최승진 대표는 "현재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발전 공기업 통합은 의도와 다르게 전환 정책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여론에 의해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을 강요받을 것"이라며 "성장 동력 발굴없는 조기 탈석탄은 대체 비즈니스를 만들지 못해 지역과 기업의 쇠퇴를 불러오고 전력망 신뢰도 저하로 인한 전력 수급 불안정과 요금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보 숭실대학교 교수는 "발전소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규제 장치와 시장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규제 기관과 피규제 기관 간의 정보 비대칭에 따른 비효율성을 방지하기 위한 정교한 규제 체계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진표 변호사는 "발전 공기업 통합은 공공 조달, 포트폴리오 운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 회사 간 원가-성과 비교와 자율적 투자의 기회를 줄일 수 있다"며 "통합 사업자가 특정 권역이나 시간대에서 국지적 시장 지배력을 보유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손양훈 인천대학교 명예교수는 "정부-한국전력-100% 통합 자회사 구조에서는 통합발전사가 사실상 전력 시장의 70~80%를 차지할 수 있다"며 "한국전력의 지배력 행사가 더욱 강화되면서 민간발전사업자는 '죽음의 코스'를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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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 발전 공기업 5사를 통합해 내년 10월 한국전력의 100% 자회사인 가칭 한국발전공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정부는 발전사 통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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