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세한도 대가성 무죄 판단
특검팀·김 여사 측 모두 상고 예고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명품 손목시계와 세한도 복제품에 대한 대가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며 1심보다 형이 2년 줄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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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우환 화백 그림과 금거북, 목걸이, 브로치 등을 몰수하고 2440만원 추징도 명했다. 앞서 1심은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몰수와 함께 6480만원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권력형 알선수재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망각하고 거리낌 없이 금품을 반복 수수했다"고 했다. 양형과 관련해선 수사가 본격화되자 금품을 반환한 점 등은 불리한 사정으로, 먼저 금품을 요구하지 않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9월 로봇개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3990만원 상당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시계가 대가로 건네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여사가 구매대행을 요청했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통령경호처 로봇개 임차계약은 시계가 건네진 시점보다 앞서 확정됐고 서씨가 관여한 바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검 주장은 서씨가 피고인과 친했다면 말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대가성을 가지고 세한도 복제품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복제품이 재단 예산으로 표구한 홍보용 인쇄물로 개인 비용으로 마련한 금거북과는 성격이 다르고, 임명 청탁 시기에 전달됐다는 시간적 근접성만으로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포괄일죄 관계인 금거북 수수가 유죄로 인정돼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나머지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다. 김 여사는 2022년 상반기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 귀금속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 목걸이를 건넸고, 김 여사가 브로치를 받던 날 청탁을 듣기도 전에 먼저 회사 관련 도움이 필요한지 물은 점 등을 근거로 막연한 기대에 따른 선물이라는 주장을 배척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임명 청탁과 함께 215만원 상당 금거북을, 2023년 2월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 상당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가 공천에서 컷오프됐다는 결과만으로 대가관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재영 목사로부터 540만원 상당 가방 등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알선수재죄는 공여자의 청탁 의사가 진짜였는지에 따라 판단할 이유가 없다며 유죄를 유지했다.


한편 선고 후 특검팀과 김 여사 측은 모두 상고를 예고했다. 김 여사 측 채명성 변호인은 "대통령 배우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사죄드린다"면서도 "공직을 팔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 도덕적·정치적 책임과 형사책임은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며 상고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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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특검보는 "대통령 영부인이 현안이 있는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받았는데 아무런 죄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일반 국민에게 수긍될 수 있을지 아쉬움이 남는다"며 "판결문을 확인해 대법원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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