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기술 역량 강화로 자신감
장기적 대남·대외전략 영향줄듯
대가성 전장 파병도 쉬쉬
러와 밀착해도 최대 협력국은 中
"현재로서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관여(engaging)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향후 스스로 더 강해졌고, 보다 편안한 위치에 있다고 느끼게 된다면 이 같은 태도는 달라질 수 있다."
마틴 윌리엄스 미국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3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야코프 노비첸코 다리' 개통 등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장기화하면서 양국 협력의 파장이 군사 분야를 넘어 경제·기술 등 사회 전반의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변국과의 연대를 통한 경제·기술 역량 강화가 북한의 자신감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대남·대외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러시아, 北 경제 현대화 도울 수 있어
윌리엄스 연구원은 "북한은 경제의 많은 부문을 현대화해야 하고, 러시아가 이 부분을 도울 수 있다"며 "러시아가 일부 북한 상품이나 IT 서비스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주목하는 북·러 관계의 영향이 군사 분야 협력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기술 등 비(非)군사 분야에서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북한은 최근 평양 개발과 농촌 주택 건설, '지방발전 20×10 정책' 등 대규모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원이 늘었으며 IT를 공급망과 사업 관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그는 지속 가능성을 관건으로 꼽으면서 "과거 북한은 대규모 신규 사업을 시작하고도 실패하거나 정체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IT 분야와 함께 '우주개발'도 양국 협력에서 주목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선진적인 우주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북한은 수년 동안 자체 우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려 했다"며 "우주 분야에서도 협력이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北 군사 기술 발달 韓 안보에 큰 위협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트루스하운즈의 나자르 미훈 연구원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에서 얻는 핵심 자산으로 실전 군사 경험과 기술·지식을 꼽았다. 특히 한국 등 역내 국가가 주의해야 할 위험으로 '북한의 기술 역량 확대'를 지목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는 '게란' 계열 자폭형 무인기나 개량형 FPV 드론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2024년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러·우 전장에 병력을 파견했다. 북한 측은 대가성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외신과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북한을 "러시아의 톱니바퀴"로 지칭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사용하며 확보한 운용 데이터를 북한에 다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실전에서 축적한 비행·명중 자료가 북한의 미사일 성능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훈 연구원은 이 같은 기술 발전이 향후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안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연구원도 "북한은 현대전에 대한 통찰을 얻고 있다"면서 드론 기술과 더불어 현대전 경험을 북한의 소득으로 꼽았다.
"러, 中 대체 못해…北 제1 협력 대상은 변함없다"
국제사회의 감시 능력이 약화됐다는 대목은 북·러 밀착을 더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2009년부터 북한의 무기·석유 거래와 제재 회피를 추적해왔지만, 러시아가 2024년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활동을 종료했다. 이후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을 출범했으나 유엔 체제 밖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미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훈 연구원은 북·러 간 거래를 유엔 차원에서 공식 기록하던 장치가 사라졌다며 새 도로교(야코프 노비첸코 다리)가 무기나 석유 등 제재 대상 물자의 이동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제사회가 전문 감시팀을 유지하면서 비정상적인 수출 흐름과 이례적인 물자 이동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최종 사용자를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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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러 밀착에도 러시아가 중국을 제치고 최대 협력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의 군사적·경제적 협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에 북한이 두 나라 사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의 절대적인 규모와 폭 때문에 북한의 최대 경제·무역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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