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주율 코로나19 이후 첫 감소
Z세대 음주 5%↓·밀레니얼 과음 17%↓
50~64세 과음은 6년 새 36% 급증
와인·위스키 업계는 재고 부담

미국의 음주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술을 빠르게 줄이면서 전체 음주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64세에서는 과음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크게 늘어 세대별 음주 양상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타난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주류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와인 소비 감소로 생산·유통망 곳곳에 재고가 쌓이는가 하면, 아메리칸 위스키 역시 기록적인 재고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음주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술을 빠르게 줄이면서 전체 음주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미국의 음주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술을 빠르게 줄이면서 전체 음주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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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연합뉴스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켁메디슨 연구팀을 인용해 미국 성인의 음주율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브라이언 리 USC 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8~2024년 미국 국민건강면접조사(NHIS)에 참여한 성인 11만4352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1년 동안 술을 한 번이라도 마신 사람의 비율은 2022년에서 2024년 사이 약 2% 감소했으며, 과음 비율은 8%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확인된 첫 음주 감소세다. 다만 2024년 음주율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인 2018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버 큐리어스' 확산에 젊은 층 음주 감소

감소세는 젊은 층에서 특히 뚜렷했다. Z세대 성인의 음주율은 2022~2024년 5% 이상 감소해 세대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서는 같은 기간 과음 비율이 17% 줄었다. 남성의 전체 음주율은 2.4% 감소했고 여성은 1.1% 줄었다. 과음 감소 폭은 여성이 9%로 남성 7.7%보다 컸다.

젊은층의 '탈(脫)음주'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 주류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재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젊은층의 '탈(脫)음주'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 주류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재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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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젊은 층의 음주 감소 원인을 직접 규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술을 완전히 끊는 대신 자신의 음주 습관을 의식적으로 돌아보고 술을 줄이거나 일정 기간 마시지 않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와 음주의 건강상 위험에 대한 인식 확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처럼 일정 기간 술을 끊거나 무알코올·저 알코올 음료를 선택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신흥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 연구에서는 일정 기간 금주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의 절반가량이 프로그램 종료 뒤에도 이전보다 술을 적게 마셨다고 답한 바 있다.

반면 중장년층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50~64세의 경우 2018년부터 2024년 사이 술을 마시는 비율이 약 4% 증가했고, 과음 비율은 무려 36% 이상 늘었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 질환과 일부 암, 심혈관질환 등 알코올 관련 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세를 우려했다.


리 교수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음주 감소세가 확인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전체적인 감소가 특정 집단에서 나타나는 위험 증가를 가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선 젊은 세대가 술 대신 대마 등 다른 물질을 사용하는 현상이 음주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와인 수요 부진·아메리칸 위스키 기록적 재고 부담

젊은 층의 '탈(脫) 음주'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 주류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재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올해 발표한 '2026 미국 와인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와인 판매량은 2025년 약 3억2900만 상자로 전년 3억3590만 상자보다 약 2% 감소했다. 판매액도 755억달러에서 약 743억달러로 1.6% 줄었다. SVB는 미국 와인 시장이 수년에 걸친 '수요 조정기'를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젊은층의 '탈(脫)음주'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 주류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재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올해 발표한 '2026 미국 와인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와인 판매량은 2025년 약 3억2900만 상자로 전년 3억3590만 상자보다 약 2% 감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젊은층의 '탈(脫)음주'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 주류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재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올해 발표한 '2026 미국 와인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와인 판매량은 2025년 약 3억2900만 상자로 전년 3억3590만 상자보다 약 2% 감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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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부담도 상당하다. SVB 조사에서 와이너리의 15%는 보유 와인이 예상 수요를 크게 초과한다고 답했고, 44%는 재고가 수요보다 다소 많다고 밝혔다. 이를 합치면 조사 대상 와이너리의 59%가 필요한 수준보다 많은 와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SVB는 과잉 공급이 생산자부터 도매·소매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구조적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 와인·증류주도매협회(WSWA)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최근 12개월간 미국 와인과 증류주의 판매 물량은 전년보다 6.5% 감소했다. 와인의 감소 폭은 8.2%, 증류주는 4.9%였다. 감소 속도는 최근 다소 둔화했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위스키 업계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미국 증류주 협회(DISCUS)에 따르면 아메리칸 위스키 재고는 2012년 이후 3배로 증가해 2024년 말 약 15억 프루프 갤런(proof gallon)에 달했다. 반면 2024년 미국 내 판매량은 약 5800만 프루프 갤런, 수출은 약 4500만 프루프 갤런이었다. 숙성이 필요한 위스키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재고는 필수적이지만, 협회 역시 최근 내수 판매 둔화 속에서 재고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늘어난 점을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위스키 업계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미국 증류주협회(DISCUS)에 따르면 아메리칸 위스키 재고는 2012년 이후 3배로 증가해 2024년 말 약 15억 프루프갤런(proof gallon)에 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위스키 업계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미국 증류주협회(DISCUS)에 따르면 아메리칸 위스키 재고는 2012년 이후 3배로 증가해 2024년 말 약 15억 프루프갤런(proof gallon)에 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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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위스키 브랜드 '잭다니엘스'를 보유한 브라운포맨도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주류 수요가 약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의 지출 부담과 칼로리 섭취에 대한 관심 증가, 체중감량제 확산 등 여러 요인이 술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음주율 하락이 와인과 위스키의 재고 증가를 직접적으로 초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와 가격 상승, 유통망의 재고 조정, 코로나19 당시 생산 확대, 무역환경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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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향후 시장의 주 소비층이 될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술을 적게 마시는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와인·위스키 산업도 단순한 경기순환을 넘어 생산량과 브랜드, 유통 전략 자체를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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