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및 주요국 통화긴축 따른 달러·엔 등 움직임에 영향
반도체發 수출 호조 지속…환율 상승 제어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재차 1350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유가 흐름이 환율 향방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미·이란 간 긴장 완화 기대감,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확대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환율이 유가와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달러·엔 등의 움직임, 경기 상황 등을 반영하면서 130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23일 오전 9시2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지난 8월19일 1400원을 밑돈 환율은 지난 9일 1336.1원까지 내렸다. 이후 고유가와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영향을 받아 1380원 선에서 움직이다 전날 1358.2원으로 재차 하락했다.
전날 유가 하락엔 유엔(UN) 총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회담 가능성이 부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접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단이)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했으며,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원유 수출 확대 기대감도 영향을 줬다. 후티 반군과의 군사적 충돌로 사우디가 홍해로의 원유 수출이 차단된 상황에서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완화한 것이다.
다만 유가의 추가 하락을 예단하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세가 일단 진정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가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기조가 협상과 군사적 압박 사이를 오가며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이는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재료"라고 말했다. 홍해를 통한 사우디의 원유 수송 역시 이란 측의 공격으로 또다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이란이 최대한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며 "10월 한 달 동안은 금융시장에 불안과 위험 회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주요국은 이달 고유가에 따른 공급 충격과 2차 파급 효과를 주시, 일제히 통화 긴축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일본은행(BOJ)은 모두 정책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상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금리를 연 3.75%로 동결했으나 인상 소수의견은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특히 Fed가 금리를 인상했고, 앞으로도 더 올릴 것이라는 점은 강달러 압력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6일 이후 100을 상회하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요국 통화정책은 기존 단행한 긴축 효과를 점검하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 역시 강한 성장에도 소비자물가가 주도하는 가계 수요가 부진해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추가 지정학적 충격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관망 구간에 위치할 것"이라며 "2차 파급 확인 여부가 금리 경로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비교해 한국의 경기 모멘텀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은 환율 하락 요인이다. 9월 1~20일 수출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탄탄한 흐름이 재확인됐다.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은 7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역대 최대치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341억2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9.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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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의 움직임도 변수다. 엔화는 미국 달러당 157엔대의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긴축에 일본과의 금리차가 좁혀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엔화의 추가 약세 흐름이 가시화되면 일본 정부가 다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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