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다자무대 찾는 李대통령 "대북제재·북핵동결 맞바꿔야"
李대통령,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
NYT 등 현지 언론과 사전 인터뷰
北핵 미사일 위협 노골화
비핵화 이전에 핵동결 필요
중단-감축-폐기 단계적 접근
효과적이고 실용적 해법 강조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 폐기가 아닌 동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얻어내자는 주장이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런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북 제재와 북한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식의 거래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으면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매년 10개에서 20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이미 생산 중일 수 있다"며 "북한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모았다면, 돈을 벌기 위해 무기를 수출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이런 방식의 거래가 아무리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일지라도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은 한국을 향해 핵미사일 위협을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의 전쟁이 지정학적 지형을 바꾸면서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 길들이려 했던 고립된 국제사회의 이단아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이 대통령은 비핵화 이전에 동결이 필요하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달리는 차량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를 세워야 한다"며 "중단, 감축,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법은 북한 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수준을 고려하면, 완전한 비핵화가 한꺼번에 달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그 사이에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고도화되어 위협이 증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이 제재 완화 후 핵 폐기를 거부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이 대통령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로 나아가는 것이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로 가는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길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을 축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며 "(한미는)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다. 북미 지도자는 직접 만나 신뢰를 쌓고 접점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구상을 담아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자신의 비전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잔액이 부족합니다" 안내에도 그냥 탑승…외국인 무임승차 목격담 '속출'
한편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놓고 불만을 표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은 헌법상 이미 진행 중인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한국군이 미-이란 갈등에 휘말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대미투자의 경우 트럼프 임기 동안 상호 간 더 큰 이익을 만드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뉴욕(미국)=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