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회에 3개 프로젝트 비공개 보고…1건 추진 의사 결정·2건은 미확정
첫 사업 텍사스 가스발전 유력…원전 최대 8기·알래스카 LNG 후속 후보
김정관 산업장관 "상업적 합리성 원칙으로 면밀히 검토"
국회 "보고가 곧 승인 아냐"…추가 검증 예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빌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대미투자 협상 경과 및 세부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 했다. 2026.09.22 윤동주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빌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대미투자 협상 경과 및 세부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 했다. 2026.09.22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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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프로젝트 1건에 대한 추진 의사를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한미 양국이 관심을 보인 2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후속 투자 가능성을 검토한다. 첫 사업으로는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유력하며,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이 거론된다. 지난해 한미가 대미 전략투자의 기본 방향에 합의한 이후 2000억달러 규모 투자가 실제 사업 집행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출석해 한미 대미투자 협상 경과와 주요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했다. 이날 국회 보고 대상에 오른 대미투자 프로젝트는 모두 3건이다. 이 가운데 1건은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사업관리위원회와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인 운영위원회를 거쳐 정부가 추진 의사를 결정했다. 나머지 2건은 아직 투자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단계다.

정부는 사업 선정 과정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김 장관은 이날 산자중기위 보고 전 모두발언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 미국 측과 협의해왔고, 미국 측이 제안한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을 일관된 원칙으로 면밀히 살펴봤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투자가 "단순한 자금 투입과 회수를 넘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나아가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도록 국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첫 투자 엔시날 유력…2000억달러 집행 첫발

정부가 추진 의사를 결정한 첫 프로젝트로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이 유력하다. 약 223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 사업은 6GW가 넘는 발전설비를 구축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엔시날 사업은 그동안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의 첫 사업으로 우선 검토해왔다. 대규모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텍사스 지역에서 발전소를 건설하고 데이터센터 등 수요처에 전력을 판매해 장기간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의 핵심은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 구조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기간 구매할 수요처와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이 발전소 설계·조달·시공(EPC)과 기자재 공급 등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투자 실익을 가를 요소다.


특히 엔시날 사업은 2000억달러 전략투자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후속 사업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첫 사업에서 정해지는 투자금 회수와 수익 배분 방식이 향후 다른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전·알래스카 LNG 후속 후보…아직 투자 결정 전

정부가 이날 국회에 함께 보고한 나머지 2건은 아직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프로젝트다. 정부가 사업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한미가 협의해온 사업 가운데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원전은 미국에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체 규모는 약 1200억달러가 거론된다. 한국은 이 가운데 한국형 원전 APR1400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한편 웨스팅하우스(WEC)의 AP1000 건설에도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WEC 지분 투자 역시 원전 사업과 연계해 논의돼왔다.


원전 사업은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한국 원전산업이 확보할 몫이 관건이다. 한국 자금이 미국 원전 건설에 투입되는 만큼 APR1400의 미국 진출 물량과 국내 기업이 AP1000 사업에서 확보하는 기자재·시공 물량 등이 실제 투자 효과를 좌우할 수 있다.


알래스카 LNG 역시 사업성 검증이 핵심이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남부 액화시설까지 운송해 수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미국 측은 한국의 참여를 요구해왔다. 다만 막대한 초기 사업비와 건설 기간, LNG 가격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투자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김 장관이 이날 2개 사업에 대해 "아직 구체적 추진 의사를 결정한 사업은 아니다"고 밝힌 만큼 향후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한국 기업의 참여 범위, 수익성을 추가로 검토한 뒤 실제 투자 여부와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회 "보고가 곧 승인 아니다"…상업적 합리성 검증 예고

정부가 첫 프로젝트의 추진 의사를 결정했지만 국회에서는 실제 사업 추진에 앞서 상업적 합리성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특히 재경위에서는 이번 보고만으로 개별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이 검증됐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오늘 보고 자체를 통과의례로 삼고자 하는 정부·여당의 의도를 단호히 배격한다"며 "정부가 오늘 보고만 했다고 해서 오늘 보고하는 사업들이 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2000억달러 대미투자 사업을 오늘같이 단 2시간 만에 질의응답해서 상업적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보고 이후 양국 정부가 마치 이 사업의 실행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더욱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이번 보고가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한 절차 가운데 하나일 뿐 투자 자체를 승인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도 "대미투자에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과 자산이 걸려 있는 것이니까 정부의 보고가 분명하게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내용이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상업적 합리성이 있느냐 하는 논쟁을 여야 상관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이번 보고를 대미투자 사업에 대한 국회 검증의 시작으로 규정했다. 조 위원장은 "국회가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부분들은 점검하고, 오늘 보고는 첫 번째 보고라고 보이니 추가적인 검증 혹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는지 토론하겠다"며 "여야 간사와 정부가 협의해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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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전략투자특별법은 정부가 미국과 개별 대미투자 사업에 대한 협의를 개시하기 전에 소관 상임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 이후에도 사업별 투자 조건과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국회 검증은 이어질 전망이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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