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있는 저소득 가구 47.5%, 금리 오르면 이자 직격탄…"연체율 빠르게 늘 수도"[금융안정상황]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금리 인상 시 취약가계·자영업자 부실 우려
순이자부담 늘어나는 가계 28.6%…기업 47.2%
자산가격 상승세 제약, 금융취약성 완화엔 기대
금융부채를 보유한 저소득 가구의 절반가량이 금리 인상으로 채무상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기업 역시 한계기업과 자영업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응 여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보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평균적인 대응 능력은 개선됐지만 취약부문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부실 가능성을 다시 높일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상, 버틸 여력 없다"…저소득 가구 47.5% 채무상환 위기
22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금리 상승 시 순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저소득 가구(소득 1분위)는 47.5%에 달해 전체 가계(28.6%)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상장기업도 47.2%로 높은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는 향후 1년 이내 금리 변동으로 이자수지(금융자산 이자수입-금융부채 이자비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단기 부채가 자산보다 큰 비중을 뜻한다.
저소득 가구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수지비율'은 2024년 3월 -5.3%에서 지난해 3월 -6.3%로 악화했으나, 저소득 가구는 -14.0%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일반 가계는 이자 부담이 6만3000원, 저소득 가구는 14만원 수준이라는 얘기다.
기업은 한계기업과 자영업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 취약차주 비중은 지난해 2분기 기준 6.8%로 2020년 이후 6%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한계기업 비중은 2020년 15.3%에서 지난해 말 19.1%로 상승했다. 자영업자 역시 취약차주의 경우 올해 2분기 말 기준 연체진입률(3.60%)과 연체지속률(82.3%)이 모두 비취약차주(0.6%·78%)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 상환 여건이 악화할 경우 연체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연체율도 더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2012년 이후 대출금리 상승기에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율 반응 시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연체율은 약 9개월을 전후로 급격히 늘어나 평균(15개월)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계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0.39%로 과거 인상기인 2017~2018년(7.3~9.16%)과 2021~2023년(6.72~9.33%)보다도 높아 상환 여력이 약화한 상황이다.
한은은 "보유 금융자산과 소득 등 완충여력이 부족한 가계와 기업은 이자비용 증가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 금리 상승 시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며 "취약부문의 연체 증가가 신용도 하락과 차환조건 악화로 이어지며 추가 연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감금리 인상 영향, 5개월 뒤부터 뚜렷…"금리 인상, 금융취약성 완화엔 도움 될 것"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영향은 5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에 따르면 차주의 실제 이자비용 부담을 나타내는 잔액 기준 대출금리(전체 대출잔액에 적용되는 평균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후 약 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 연체율은 15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은 이번 금리 인상기에서 가계의 평균적인 대응 여력은 과거 인상기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기준금리 인상기보다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는 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변동금리대출 비중도 2021년 7월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로 대체로 하락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이 자산가격 상승세를 제약해 전체적인 금융취약성(FVI)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FVI는 올해 2분기 기준 46.5를 기록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을 중심으로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FVI가 1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의 하위 5% 분위값은 최대 0.1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돼 실물경제 위축을 증폭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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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과거 주요 금융불안 상황에 앞서 FVI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금리 인상은 금융취약성의 과도한 확대를 억제해 금융안정 리스크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통화정책 긴축 전환 이후 FVI가 자산가격 부문을 중심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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