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배 빠르고 444배 저렴"…글 한 줄 못 써도 열광한다는 AI '제브'
AI '제브' 역사상 가장 빨리 유료 사용자 확보
문장 생성, 코드 작성, 추론 설명 없어도
빠른 판단 처리, 저렴한 비용에 개발자들 열광
단어를 하나씩 예측하며 답변을 만들어내는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과 달리 문장을 만들지 않고 판단과 확률만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왔다. 텍스트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토큰 비용과 환각을 줄이고 반복적인 판단을 처리하는데 특화돼 개발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AI 스타트업 타입세이프 AI는 2년의 비공개 개발을 끝내고 AI 모델 '제브'를 공개, 모든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 중이다.
제브는 오픈AI 연구원 출신 디오고 알메이다가 개발한 모델이다. 알메이다는 챗GPT 개발 토대가 된 인스트럭트GPT 연구 등에 참여한 인물로, 타입세이프 AI를 설립한 뒤 2년간 비공개로 기술을 개발해왔다.
제브는 개발자 플랫폼 버셀 AI 게이트웨이에 등록된 지 24시간 만에 유료 이용자의 약 13%가 사용하며 역대 가장 빠르게 채택된 신규 AI 모델이 됐다. 버셀은 같은 기간 제브를 사용한 유료 이용자 비율이 오픈AI의 GPT-5.6 출시 당시보다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출시 직후 이용자가 몰리며 한때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을 정도다.
기존 LLM과 가장 큰 차이는 답을 내놓는 방식이다. LLM은 입력받은 질문을 토대로 다음에 올 단어를 하나씩 예측해 문장을 완성한다. 반면 제브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거나 참·거짓 여부, 점수 등을 확률과 함께 내놓는다.
문장을 만들지 않는 만큼 답변 생성에 드는 비용이 낮다. 제브의 정가는 입력 100만토큰당 0.042달러이며, 출력에는 별도 비용이 없다. 응답 시간은 약 70~500ms(밀리초)다. 타입세이프 AI는 자체 평가에서 기존 LLM보다 최대 193.6배 빠르고 444.6배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장점은 소프트웨어 개발·운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단순 판단 문제를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 입력값을 분류하거나 결과가 조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필요한 판단값만 제시해 토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업무를 여러 단계로 나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환경에서도 모든 단계에 고성능 모델을 호출하는 대신 제브가 분류·선택을 맡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단계에서만 LLM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개발자들의 활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개발자 저스틴 슈뢰더는 제브에 주변 상황을 제시하고 주행 방향을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한 시간 만에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고 공개했다. 문장을 생성하지 못하는 모델에 선택을 반복하게 해 복잡한 작업 수행 정도를 시험하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서울 사느니 '반값'에 여기 살래" 강남까지 30분...
제브의 등장으로 생성형 AI 중심이던 모델 활용 방식이 세분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LLM이라기보다는 초고속 분류기 판단 함수에 가깝다"며 "기존 AI와 동작 방식이 다른 모델이므로 용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