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섭식장애 유발 위험 가이드라인 개편
과거 영상까지 소급 적용, 대형 채널까지 삭제

혼자서 곱창 20kg, 라면 20봉지, 초밥 240개를 단숨에 흡입하는 유튜버들. 세계적인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은 한국의 '먹방'이 유튜브의 강력한 규제 칼바람을 맞았다.

먹방 유튜버가 한가득 쌓인 음식을 먹고 있다. 유튜브 캡처 @ZOEY ASMR

먹방 유튜버가 한가득 쌓인 음식을 먹고 있다. 유튜브 캡처 @ZOEY ASMR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유튜브가 섭식장애(거식증·폭식증 등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하는 정신질환)와 폭식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전면 강화하면서 과거 영상들까지 돌연 삭제되고 있다.

강화된 유튜브 가이드라인…'모방 위험'이 핵심 척도

이번 정책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작자의 의도보다 시청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모방할 위험이 있는지를 먼저 따진다는 점이다. 지난 2023년 유튜브는 섭식장애 관련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손보며 '섭식장애를 직접 미화하거나 권장하는 콘텐츠'를 주로 제한했다.

청소년들이 모방하기 쉬운 '1~2만 칼로리 챌린지' 영상. 유튜브 갈무리

청소년들이 모방하기 쉬운 '1~2만 칼로리 챌린지' 영상. 유튜브 갈무리

원본보기 아이콘

같은 해 9월에는 광고 정책으로까지 이를 확대해, 설사약 남용 등 시청자가 따라 할 수 있는 위험 행동을 안내하는 콘텐츠에 광고 수익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적용되는 개편의 잣대는 한층 더 엄격하다. 제작자가 섭식장애를 직접 종용하지 않더라도, 시청자가 콘텐츠를 보고 모방할 위험이 있다면 제재 대상이 된다.

컵라면을 쌓아두고 먹는 유튜버 모습. 유튜브 캡처

컵라면을 쌓아두고 먹는 유튜버 모습. 유튜브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유튜브는 과도한 폭식 연출이나 음식을 무더기로 쌓아두는 행위 등까지 광고 수익 창출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새로 올리는 영상뿐만 아니라 수년 전 과거에 만든 영상들까지 소급 적용해 전수 조사에 나서면서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일상 브이로그·다이어트 콘텐츠까지 제재될 수 있어

"매일 밤 대리만족했는데" 과거 영상까지 돌연 삭제…먹방 규제에 유튜버들 '날벼락'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제목과 섬네일·설명·태그 등 콘텐츠 전체의 맥락을 꼼꼼히 검토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먹방을 업으로 삼는 전문 유튜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일상 브이로그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AD

흔히 일상 브이로그에서 "다이어트 중인데 오늘은 치팅데이라 폭식한다"며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거나, '만 칼로리 챌린지', '24시간 굶고 치킨 10마리 먹기' 등의 콘텐츠가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한 유튜버가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브이로그를 업로드 했다. 유튜브 캡처

한 유튜버가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브이로그를 업로드 했다. 유튜브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또한 '뼈말라 다이어트'(뼈가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마른 몸매 추구)나 '급찐급빠'(급하게 찐 살을 급하게 빼기) 등 위험한 키워드를 내세운 극단적인 체중 감량 방법 소개 역시 관련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쯔양·히밥 등 대형 채널도 '비상'

이 같은 정책의 파장은 이미 일부 유튜버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구독자 44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살빼조'는 수익 창출이 정지되어 신규 영상 업로드를 중단했다. 유튜버 '미소'는 채널을 지키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올린 콘텐츠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과거 영상 339개를 스스로 삭제해야 했다.

여성 혼자서 곱창 17m를 먹는 '먹방' 영상. 유튜브 캡처

여성 혼자서 곱창 17m를 먹는 '먹방' 영상. 유튜브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이처럼 과거 영상까지 소급해 제재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구독자 1350만 명의 쯔양이나 172만 명의 히밥 같은 대형 채널들조차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섭식장애.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섭식장애.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고유명사로 통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어 온 먹방 산업은 이제 새로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자극적인 연출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식이나 진정성 있는 소통 중심으로 방향을 대전환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