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레벨 상향에 부품 수요 폭증
LG이노텍 수주 19조 돌파·삼성전기 전장 호조
"로봇 잠재력도 상당, 자연스러운 영역 확장"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뒤를 이을 전자부품 업계의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자율주행차가 주목받고 있다.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자율주행차는 레벨 상향만으로도 부품 수요가 폭증해 현실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28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업계가 자율주행차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의 안정성이다. 신규 시장이 열리길 기다려야 하는 로봇과 달리,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시장 안에서 기능이 상향될 때마다 들어가는 부품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전자부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 차량 한 대에는 5000개 남짓 들어간다. 전기차는 1만5000~2만개, 자율주행 기능을 더한 전기차는 2만~3만개로 급증한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 레벨 상향이 맞물리면 전자부품 시장이 최대 6배까지 커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부품 수요의 확대는 이미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LG이노텍의 차량 센싱·통신·조명 등 자율주행 관련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2021년 말 8조3000억원에서 2022년 9조8000억원, 2023년 10조7000억원, 2024년 13조6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9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9조원대를 돌파했다.
삼성전기도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의 고도화와 자율주행 관련 전장부품 공급 확대를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차량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와 카메라, 통신장비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전자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완전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5까지 가기에는 안전 규제나 통신 인프라 구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미 레벨2~3 단계 부품 공급만으로도 매출 파이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자율주행에 집중하면서도 로봇 시장의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로봇은 자율주행차보다 안전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액추에이터 등 하드웨어 기술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올해 7만5000대에서 2030년 89만대, 2035년에는 6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35년 기준 출하량을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약 1380억달러(약 190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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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봇 대당 가격이 낮아져 상용화되는 순간 시장 확장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전동화, AI, 센싱 등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부품에서 로봇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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