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증가율 10년 새 절반 이하
지역 80곳으로 늘어…33억명 거주
실질 GDP 줄어든 인구도 7억명 ↑
경제·보상에 대한 부정적 전망 형성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지역에 사는 인구가 세계 5명 중 2명꼴로 불어나면서, '자녀가 부모보다 잘살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2014~2024년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이 직전 10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국가 및 해외영토는 80곳으로, 종전의 68곳보다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지역에 사는 인구는 지난 2014년 기준 11억명으로 세계 인구 6명 중 1명꼴이었으나, 2024년에는 33억명으로 3배로 불었다. 이 가운데 1인당 실질 GDP가 아예 줄어 생활 수준이 뒷걸음질한 인구도 7억 30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행한 클럽' 가입한 中·獨…생산성 둔화·이민 증가 영향
범위는 캐나다 같은 선진국부터 콩고민주공화국(DRC) 같은 최빈국까지 넓고, 인구구조와 경제정책 등 저성장의 배경도 제각각이다. 다만 '국민 생활 수준 하락'이라는 위험은 공통으로 안고 있다. 최근 이 대열에 합류한 나라에는 중국·러시아·독일·브라질 등 경제 대국이 포함됐다. 매체는 이들을 '불행한 클럽'으로 표현했다. 중국의 2014~2024년 1인당 GDP 증가 속도는 2004~2014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여기에는 생산성 둔화와 이민 증가가 겹쳤다. 개발도상국 가운데 브라질처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나라는 원자재 호황이 끝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우루과이·칠레 등 수출 주도형 국가의 소득도 정체됐다. 이주민을 대거 받아들인 독일의 연평균 실질 소득 증가율은 0.6%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주민 유입은 장기적으로 경제를 활성화하지만,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했다.
세대 박탈감이 포퓰리즘으로…정치 불안 악순환 우려
이처럼 성장 둔화 시대에 자란 세대가 성인이 된 국가에서는 세대 간 인식 차가 두드러졌다.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실시한 조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늘 보상받는다'고 답한 중국인은 2014년 62%에서 2023년 28%로 급감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이 1995~2010년께 태어난 중국인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56%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지 걱정한다고 답했다. 2015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1980년대 후반 출생자의 70%가 경제를 긍정적으로 본 것과 대비된다.
정치 지형에 영향을 준다는 시각도 있다. 저스틴 제스트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 연구진이 지난해 유럽인 2만 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우리 세대는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응답은 50대에서 가장 많았고 18~34세가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서유럽에서 이 같은 세대 간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포퓰리즘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55%P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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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에서 지난 2022년 16~34세 청년층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당선의 동력이 됐지만, 생활 수준 정체 속에 내달 대선에서는 우파 라이벌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정치 불안정은 성장을 가로막고 더 큰 불안정을 낳는다. 10년 뒤에는 더 많은 지역에서 비슷한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스 다손빌 벨기에 루벤데 교수는 "성장 둔화는 정치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상황이 나빠지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집권당을 탓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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