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교회 학대 첫 공판
사망 예견 여부에 "부검 보고 판단"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적장애 아동을 쇠사슬로 결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가 첫 재판에서 추가 학대 혐의까지 드러났다. 목사 측은 학대 행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아동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8시간 동안 결박된 11세 아동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외손자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외조모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조영진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목사 A씨(63)와 숨진 B군(11)의 외조모 C씨(55)의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이 열렸다.
A씨와 C씨는 지난달 3일 오후 9시 34분께부터 5일 오후 9시 7분께까지 약 38시간 동안 천안의 한 교회에서 B군을 쇠사슬로 결박하고, B군이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이는데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B군을 쇠사슬로 결박하는 과정에 A씨와 C씨뿐만 아니라 A씨의 양아들이자 교회 신도인 D씨도 가담한 것으로 적시했다. 다만 D씨는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양아들 D씨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으로 송치 전 단계"라며 "교회 거주자 등 관련자들의 추가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육원 보내달라" 호소 뒤 학대
검찰은 이들이 2021년 12월부터 B군을 폭행하거나 학대하고, 서로의 범행을 알고도 방치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6일과 29일 B군이 교회 밖으로 나가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리자 본격적인 폭행과 학대가 시작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당시 이들은 화가 난다는 이유로 나무 막대기로 B군의 손바닥과 발바닥 등을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B군이 경찰관에게 "보육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한 사실을 알게 되자 B군의 얼굴에 물파스를 바르고 휴지를 입에 넣는 등 학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B군을 감시하기 쉽도록 결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B군이 41.5도에 달하는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였음에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장시간 결박돼 있었고, 결국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사 측, 학대 혐의 인정…다음 재판은 10월21일
A씨는 학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B군이 사망하는 결과를 예견했는지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 변호인은 "학대 행위 부분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기억나는 부분은 대체로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B군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 판단하려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부검 결과를 아직 기록에서 확인하지 못해 다음 기일까지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싼 맛에 자주 갔는데 찝찝하네"…유명 커피 프랜...
재판부는 "A씨 측의 증거 인부에 따라 증거조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검토하겠다"며 다음 기일을 10월21일 오후 2시10분으로 지정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