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이유로 한 인사상 불이익 전면 금지
전 직원에 주의·금지행위 가이드라인 배포
성희롱·성폭력예방 지침 개정…교육 강화

소방청이 지휘관 인사 교류 확대, 외부 전문가 감찰 참여, 익명 제보시스템 전국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 대책'을 21일 발표했다.

지난 6월 세종시 소방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소방청장 주재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 장면. 연합뉴스

지난 6월 세종시 소방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소방청장 주재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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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조직문화 진단에서 드러난 구조적 침묵과 제도 불신을 해소하고, 반복되는 부조리를 조직 구조 차원에서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소방청은 이번 대책을 통해 온정주의를 차단하고 성역 없는 감찰 체계를 구축하며, 신고자 보호와 상호 존중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문화 진단을 연 1회 정례화해 개선 여부를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공개한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부조리를 경험하고도 "아무 말 못 했다"고 답한 비율이 70%에 달했지만, 실제 공식 제보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보자 익명성 신뢰도는 3.99점(7점 척도)으로 모든 문항 중 가장 낮았고, 특히 여성과 6~10년 차 직원은 부조리 경험률이 높고 제도 신뢰는 낮게 나타났다.


소방청은 이를 개인의 대응 문제가 아니라 신분 노출 우려와 제도 불신이 만든 구조적 침묵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온정주의 차단, 성역 없는 감찰, 신고자 보호, 상호 존중 문화 확산 등 4대 전략 아래 10개 과제를 마련했다.

우선 폐쇄적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지휘관의 시도 간 인사 교류를 전면 확대한다. 특정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할 경우 연고와 인맥으로 인해 감찰·징계가 온정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소방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소방청과 시도 간, 시도 상호 간 전보·파견이 가능해지며, 비위 징계 등 특별한 사안에는 소방청장이 타 시도로 전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소방준감 승진 후보자에게 고위공무원단 역량 평가를 도입하고, 시도 소속 공무원에게도 고위직 승진 기회를 부여하는 통합 선발 체계를 마련해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소방청, 지휘관 인사 교류·익명제보 신뢰 회복…조직문화 쇄신 원본보기 아이콘

감찰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특별감찰단을 구성해 권역별 교차 감찰을 실시하고, 감찰부서에 변호사를 배치해 법률 검토 역량을 강화한다.


소방령 이상 비위나 갑질·성 비위 등 중대한 사안은 소방청이 직접 감찰하며, 시도 자체 감찰로 공정성 확보가 어려운 사건도 시도 소방본부장의 요청 시 소방청이 맡는다. 노무사·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가 감찰 조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된다.


감찰처분심의회는 피해자 요청 시 외부 기관 조사 여부를 결정하고, 성 비위 사건에는 여성위원 참여를 의무화한다. 소방청 감찰관이 시도 징계 심의에 참여해 지역별 징계 편차를 줄이고, 부조리를 방조한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신고자 보호는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익명 제보시스템이 없는 지역에는 외부 전문 시스템을 도입하고, 접속 IP를 남기지 않는 등 신원 보호 방식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안내한다.


조사 과정에서는 독립 조사 공간을 마련하고 참고인 보안서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며, 단계별 2차 피해 방지 매뉴얼을 배포한다. 신고를 이유로 한 인사상 불이익은 전면 금지되며, 불이익이 확인되면 그 자체가 감찰 대상이 된다.


상호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달 신설된 소방사법권익담당관을 중심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 지침을 전면 개정하고, 직무 현장 언어 감수성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교육 체계는 생애주기형으로 전환해 신임교육에 부조리 예방 과목을 필수화하고, 중앙소방학교에 감찰관 전문 교육 과정(1주)을 신설한다. 부조리 경험률이 가장 높은 6~10년 차 직원 보호를 위해 전 직원에게 직무 현장 주의·금지 행위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관리자 교육에는 공직윤리 과목을 편성한다.


조직문화 진단은 연 1회 정례화해 개선 여부를 측정하고, 부정 응답이 높거나 개선이 미흡한 시도는 예방감찰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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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철 소방청장은 "이번 대책은 부조리를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구조의 문제로 보고 마련했다"며 "구성원이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조직문화 쇄신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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