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결승 앞두고 버스 노쇼로 훈련 못 해
귀국길에도 이동 차량 늦어 선수들 발 묶여
선수촌 수송·숙소 문제 잇단 논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귀국하는 길에서도 버스 문제로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승전 당일 훈련장으로 이동할 버스가 오지 않아 예정된 훈련을 취소한 데 이어 귀국길까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대회 운영에 대한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대회 개막을 전후해 컨테이너 숙소 누수와 수송 차질, 잘못된 경기장 이동, 태극기 반입 제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에 이어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재생, 국가 연주 생략과 전광판 오류까지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귀국하는 길에서도 버스 문제로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준석 인스타그램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귀국하는 길에서도 버스 문제로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준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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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여준석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는 날까지 버스가 안 오는군요"라는 글과 함께 이동 차량을 기다리는 대표팀 선수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선수들이 캐리어와 각종 짐을 곁에 둔 채 바닥을 바라보거나 캐리어 위에 몸을 기댄 모습이 담겼다. 전날 일본과의 결승전을 치른 뒤 지친 선수들이 이동 차량을 기다리는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대표팀은 불과 하루 전에도 버스 문제를 겪었다. 한국은 20일 오후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개최국 일본과 남자 농구 결승전을 앞두고 오전 별도 체육관에서 슈팅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10시대 숙소에 도착하기로 했던 이동 차량이 별다른 설명 없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결국 훈련 자체를 취소해야 했다.

결승 상대가 개최국 일본이라는 점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을 흔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당시 대회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항의하고 조직위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국은 악재 속에서도 일본을 67-57로 꺾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이다.

선수들 짐 더미 옆에서 하염없이 대기

문제는 이번 수송 차질이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에만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 16일에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 선수단이 나고야 주부국제공항 인근에서 숙소로 이동하지 못한 채 장시간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에는 선수들이 캐리어와 각종 짐을 곁에 둔 채 바닥을 바라보거나 캐리어 위에 몸을 기댄 모습이 담겼다. 전날 일본과의 결승전을 치른 뒤 지친 선수들이 이동 차량을 기다리는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준석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선수들이 캐리어와 각종 짐을 곁에 둔 채 바닥을 바라보거나 캐리어 위에 몸을 기댄 모습이 담겼다. 전날 일본과의 결승전을 치른 뒤 지친 선수들이 이동 차량을 기다리는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준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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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탁구·체조·우슈 대표팀의 경우 선수들의 숙박 정보가 시스템에서 정상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배드민턴 대표팀은 예정된 차량이 제때 오지 않았다. 핸드볼 대표팀은 아예 차량 예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수들은 공항 도착 뒤 4~6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숙소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남자 농구 대표팀의 '버스 노쇼' 역시 특정 국가를 겨냥한 문제라기보다 대회 수송·배차 시스템 전반에서 발생한 운영 혼선의 연장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숙박 문제도 대회 시작 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기존 국제 종합대회와 같은 대규모 선수촌을 새로 건설하지 않았다. 대신 선수단을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 나고야항 인근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 등에 분산 배치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도 컨테이너형 숙소에 머물렀다. 숙소는 1동당 약 70㎡ 규모로 최대 6명이 생활하도록 설계됐으며 1인용 침대 길이는 195㎝였다. 2m 안팎의 장신 선수가 많은 농구 대표팀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남자 농구 대표팀 변준형은 숙소 화장실에서 물이 새 바닥에 물이 고인 모습을 SNS에 공개하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나고야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당시에는 컨테이너형 숙소에 머물던 수백 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컨테이너 숙소 누수·축구대표팀 엉뚱한 경기장 이동까지 잇단 운영 사고

다른 국가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여러 대표단 관계자들이 좁은 숙소와 침대, 누수 문제 등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국가 선수단은 별도의 호텔을 직접 마련하기도 했다. 반면 OCA는 기존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은 데 대해 "대회 이후 활용되지 않는 시설을 남기지 않기 위한 실용적이고 유연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OCA 측은 모든 등록 선수와 지도자, 임원에게 숙소가 배정됐다며 지속 가능한 대회 운영이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이제 막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했다.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워 기존 국제 종합대회와 다른 운영 방식을 택했지만, 개막 전후로 숙박과 수송, 행사 운영을 둘러싼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이제 막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했다.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워 기존 국제 종합대회와 다른 운영 방식을 택했지만, 개막 전후로 숙박과 수송, 행사 운영을 둘러싼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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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과 숙박 외에도 지난 18일 기후현 가카미가하라에서 열린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남자 하키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는 대한민국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재생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의 국가가 연주된다고 안내했지만, 실제 경기장에 울려 퍼진 음악은 북한의 국가였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있던 한국 선수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즉시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조직위는 뒤늦게 실수를 인지하고 사과했지만, 애국가를 바로 다시 틀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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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국가를 먼저 재생한 뒤 선수들이 도열을 풀고 경기 준비에 들어가던 상황에서야 대한민국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한국은 정상적인 국민의례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이제 막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했다.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워 기존 국제 종합대회와 다른 운영 방식을 택했지만, 개막 전후로 숙박과 수송, 행사 운영을 둘러싼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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