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27개사 PF대출 잔액 18.4조
고정이하비율 작년 말 5.7%→올 6월 7.2%
1년 내 만기 7.6조…17.8% '요주의 이하'
금리 상승에 차환·조달 부담 가중

캐피털 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4년 반 사이 9조원 가까이 줄였지만 건전성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실 지표가 다시 악화한 데다 금리 상승으로 PF 차환과 캐피털사의 자금조달 여건까지 나빠지면서 추가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피털 부동산 PF 9조 줄였지만…지방·비주거 잠재 부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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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회사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캐피털사 27곳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27조2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 줄었다.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95.1%에서 47.9%로 낮아졌다.

PF 정상화 작업으로 대출 규모는 줄었지만 최근 건전성 지표는 다시 악화하고 있다. PF 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5.7%에서 올해 6월 말 7.2%로 1.5%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자산건전성 분류상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캐피털사의 주요 영업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남아 있는 PF의 구성도 부담이다. 전체 PF 가운데 사업 위험이 높은 비주거용 사업장 비중은 46.0%에 달했고,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비수도권 사업장도 30.4%를 차지했다. 대출금 회수 시 상환 순위가 뒤로 밀리는 중·후순위 비중도 27.3%에 달했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사업성이 악화할 경우 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만기가 가까운 PF에서 부실 징후가 뚜렷했다. 전체 PF 가운데 부실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3.6%다. 그러나 향후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PF 7조6000억원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은 17.8%로 높아진다. 1년 내 만기 물량은 전체 PF의 약 41%에 달한다. 올해 3분기 만기 도래액은 2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23.1%가 요주의 이하로 분류됐다.


박종일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PF의 경우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만기 전까지 정상 여신으로 유지되다가 차환에 실패하거나 본PF 전환이 무산되면 건전성 분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며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PF도 만기가 다가오면서 잠재 부실이 현실화해 캐피털사의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증권·캐피털사가 보유한 PF 약 50조원을 분석한 결과, '정상·요주의'로 분류된 PF 가운데 6조8000억원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실채권에 해당하는 '고정' 단계로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상 사업장에 대한 PF 보증 확대와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지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유동성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이 같은 지원이 우량 사업장의 차환과 사업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기존 사업장의 만기 연장이 늘어날 경우 향후 부동산 경기 흐름에 따라 캐피털사의 손실 부담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상승도 부담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가 반등하면서 기존 저금리 채권을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전채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평균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586%로, 연초 3.337%보다 1.249%포인트 상승했다.


캐피털사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단기물 발행을 늘리면서 AA급과 A급 이하 캐피털사 모두 올해 상반기 발행 채권의 평균 만기가 2.2년까지 짧아졌다. 당장의 조달 부담을 낮추는 대신 만기가 빨리 돌아오는 만큼 고금리가 이어지면 차환 부담이 더욱 빠르게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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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PF 규모 자체는 상당 부분 줄었지만 지방과 비주거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아직 정리되지 않은 위험이 남아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PF 사업장의 차환 여건과 캐피털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동시에 악화할 경우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자산에서도 추가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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