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핑크퐁컴퍼니, 프리마켓서 10%대 상승
혜인·노루·금양까지…이름 따라 움직이는 증시
부산 도심 한복판에 3m가 넘는 상어가 사흘 연속 모습을 드러내며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자, '아기상어'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 주가가 때아닌 급등세를 보였다. '상어'라는 이름의 연결고리가 일부 투자자들의 농담 섞인 관심으로 이어지면서다.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회적 이슈가 온라인 밈(meme·인터넷 유행)을 타고 종목 테마로 번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는 모습(왼쪽)과 더핑크퐁컴퍼니의 아기상어 이미지 연합뉴스·더핑크퐁컴퍼니
코스닥 상장사 더핑크퐁컴퍼니는 21일 오전 8시45분 프리마켓에서 1만338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1280원(10.58%) 상승했다. 장중 한때 1만42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정규장 개장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오전 9시30분 기준 주가는 1만297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870원(7.19%) 오른 수준에서 거래됐다.
'실물 상어' 등장에 '아기상어' 주가도 들썩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연속 3~4m급 상어가 목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목격 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고,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이 몰리면서 인근 상권에도 이른바 '상어 특수'가 나타났다.
실제 상어 출몰과 맞물려 증시에서는 '아기상어'가 소환됐다. 더핑크퐁컴퍼니 주가가 급등하자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상어 테마주냐" "상어 집으로 돌아가면 하한가 가냐" "상어 계속 출몰해줘라" 등 농담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상어 가족'은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기록, 세계적인 인기 IP로 자리 잡았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누적 스트리밍 10억 회를 돌파하며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빌리언즈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9년에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32위로 진입해 20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하기도 했다. 2024년에는 영국 오피셜 차트가 발표한 '역대 최다 스트리밍 뮤직비디오' 1위에 등극했다.
이름만 같아도 뜬다…'밈 테마주'란
국내 증시에서는 기업의 사업이나 실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이름이나 특정 단어가 사회적 이슈와 겹치면서 테마주로 묶이는 일이 반복돼 왔다.
최근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상장사 혜인이 이른바 '용혜인 테마주'로 온라인에서 거론됐다. 혜인은 용 후보자와 지분이나 사업상 연관성이 없는 기업이지만,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정치권 이슈와 주가를 연결하는 게시물이 확산했다.
태풍 이름이 종목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2017년 태풍 '노루'가 한반도로 북상했을 당시 노루페인트우는 4거래일 동안 8410원에서 1만4000원으로 66.46% 상승했다.
기업명 유사성이 매수세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2024년 금양의 '4695 배터리' 개발 소식이 알려진 뒤 이름이 비슷한 금양그린파워 주가가 2거래일 동안 24% 넘게 오른 사례다.
"세계에서 투자 난도가 가장 높은 시장이 국장"…신뢰도 저하 지적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국내 증시의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진단한다. 가벼운 농담이나 일상적 이슈가 온라인을 타고 퍼지면 순식간에 종목 검색과 실제 매매로 이어져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단기 수급을 왜곡하는 구조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보너스 받아서 자사주 12억어치 폭풍 매수…'매출 ...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세계에서 투자 난도가 가장 높은 시장이 국장"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사업 연관성이 전무하더라도 이슈와 수급이 몰리면 주가가 단기간 폭등하는 왜곡이 지속되면서 한국 증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