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자금, 국민·퇴직·개인연금 3층 설계
40대부터 연 900만원…IRP·연금저축 활용
50대도 안 늦어…연금 수령 시기 조절도 방법

은퇴를 앞두고 '노후자금 10억원'을 목표로 삼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거액의 목돈 자체에 매달리기보다 은퇴 이후 필요한 생활비를 매달 만들어내는 구조부터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개인연금을 더해 부족한 현금 흐름을 채우고, 이를 장기간 운용해 노후 소득을 여러 갈래로 나누는 방식이다. 특히 경제활동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왕성한 40대부터라면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을 활용하면서 장기간 적립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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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신영증권 이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해 "10억원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10억원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면 된다"며 40~50대의 노후 준비 방법을 설명했다.

'10억원' 대신 월 300만원부터 역산

박 이사가 제시한 방법은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에서 거꾸로 계산하는 것이다. 부부의 노후 생활비로 월 30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이를 하나의 거액으로 보기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에서 각각 100만원씩 마련하는 식이다. 국민연금이 1층, 퇴직연금이 2층,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개인연금이 3층을 담당하는 '3층 연금' 구조다.


특히 40대부터는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을 활용해 꾸준히 적립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박 이사는 설명했다. IRP와 연금저축을 합쳐 연간 900만원을 납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며 불필요한 변동지출을 줄여 연금계좌에 장기간 자금을 쌓는 방법을 제시했다.

40대부터 20년 적립…원금 1억8000만원의 힘

40세부터 60세까지 매년 900만원을 납입하면 원금은 1억8000만원이다. 여기에 운용수익이 더해지면 자산 규모는 크게 달라진다. 박 이사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연평균 수익률을 3%로 가정할 경우 60세 자산이 약 2억4623만원, 5%는 약 3억828만원, 7%는 약 3억9069만원으로 계산됐다.


이를 65세부터 연금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월 수령액은 각각 약 159만원, 261만원, 429만원이다. 다만 이는 수익률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일 뿐 실제 연금액은 납입 기간과 수익률, 수수료, 연금 수령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박소현 신영증권 이사.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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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높은 수익률보다 장기간 꾸준히 적립하는 데 있다. 40대는 20~30대보다 소득이 높은 경우가 많아 연금 준비를 본격화하기에 충분한 시기라는 게 박 이사의 설명이다.


50대도 늦지 않다…'늦게 내고 늦게 받기'

이미 50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노후 준비를 포기할 이유도 없다는 게 박 이사의 설명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수령 시기를 늦출 경우 적립 기간과 운용 기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국민연금 역시 수령 시기를 늦추는 연기연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박 이사는 국민연금 수령을 1년 연기하면 연금액이 연 7.2%씩 늘어나며, 최대 5년 연기할 경우 수령액이 약 36%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기연금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다른 소득·자산, 기대수명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확인할 것은 '내 연금'…퇴직연금도 따져봐야

노후 준비의 첫 단계는 현재 확보된 연금 규모를 확인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연금 관련 조회 서비스를 통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예상 수령액을 파악한 뒤 부족한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상되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월 200만원이라면 목표 생활비와의 차액인 100만원을 개인연금 등으로 채우는 식이다. 연금계좌에 자금을 넣은 뒤에는 ETF 등 운용상품과 수수료까지 살펴봐야 한다.


퇴직연금의 경우 DB형과 DC형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DB형은 임금 수준이 퇴직급여에 영향을 주는 만큼 승진과 임금 상승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섣불리 DC형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박 이사는 설명했다.


반대로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시점에는 DC형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투자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50대 자산운용, 채권도 '무조건 안전' 아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자산 변동성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박 이사는 40~50대 자산 배분의 한 예로 안전자산과 채권 등에 60%, 주식·금 등 위험자산에 40%를 배분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비중은 은퇴 시점과 다른 소득원, 보유자산, 투자 성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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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다. 장기채는 금리 상승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회사채는 발행기업의 신용 위험을 안고 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와 물가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채권 만기를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목돈 있다고 한 번에 투자하지 말 것…레버리지는 더 경계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시장의 저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 시점을 나눠 특정 시점에 자금이 집중되는 위험을 낮추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은퇴자금으로 대출이나 신용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는 피해야 한다. 예컨대 자기 자금 1000만원에 대출 1000만원을 더해 2000만원을 투자한 뒤 30% 손실이 나면 투자자산은 600만원 줄어든다. 그러나 대출 원금 1000만원은 그대로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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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가 강조하는 노후 준비의 핵심은 한 번의 큰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꾸준한 적립과 분산투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10억원'이라는 목돈을 목표로 하기보다 은퇴 후 필요한 월 생활비를 정하고,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이를 나눠 채우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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