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놓칠라 발 동동' 중학생, 만석 버스에 태운 기사…"옛날에 난 안 태워줬잖아" 시민 신고
신고 승객 "과거 승차 거부당해 택시 타"
기사 "잘못 인정하지만 속상"
고속도로서 승차정원 초과 금지
늦은 밤 막차를 놓칠 처지에 놓인 중학생들을 외면하지 못해 입석 승차를 허용한 광역버스 기사가 승객의 신고로 제재받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기사의 선의를 헤아려야 한다는 반응과 고속도로 안전 규정에는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늦은 밤 막차를 놓칠 처지에 놓인 중학생들을 외면하지 못해 입석 승차를 허용한 광역버스 기사가 승객의 신고로 제재받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허영한 기자
지난 17일 JTBC '사건반장'은 20년째 버스를 운전해 온 60대 여성 기사 A씨가 최근 승객의 신고로 과태료를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불꽃축제가 열린 날 광역버스 막차를 운행하던 중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을 태웠다. 그러나 당시 버스는 이미 만석이었다. 고속도로를 지나는 광역버스는 입석 운행이 금지돼 있어 A씨도 정원을 초과해 승객을 태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늦은 시간 학생들이 거듭 승차를 부탁하자 이들을 두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예외적으로 탑승을 허용했다.
A씨는 고속도로 운행 버스의 입석이 금지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어린 학생들을 늦은 밤 정류장에 남겨두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 가운데 버스에 타고 있던 한 남성 승객이 "광역버스는 입석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A씨가 축제 때문에 승객이 몰린 데다 막차이고 학생들도 어려 보인다며 한 번만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남성은 "아이와 어른이 다르냐"는 취지로 반박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자가 승차 인원에 관한 안전기준을 넘겨 사람을 태운 채 운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상 일반도로에서는 일부 차량에 승차정원의 110%까지 허용되는 예외가 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승차정원을 초과해 운행할 수 없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남성은 과거 자신이 만석인 버스에 타려다 거절당해 택시비를 부담했던 경험도 꺼냈다. 그는 "예전에 내가 타려고 했을 때는 태워주지 않았다"며 경찰에 입석 승차 사실을 알리고 다음 정류장으로 출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출동한 뒤 A씨는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민신문고를 통한 추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의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학생들이 안타까워 다른 승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내린 결정이었다며 신고까지 이어진 상황에 눈물이 났다고 토로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자가 승차 인원에 관한 안전기준을 넘겨 사람을 태운 채 운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상 일반도로에서는 일부 차량에 승차정원의 110%까지 허용되는 예외가 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승차정원을 초과해 운행할 수 없다. 급정거나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띠를 매지 못한 입석 승객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기사를 옹호한 누리꾼들은 "안전을 걱정해서라기보다 과거 자신이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신고한 것은 보복처럼 보인다", "늦은 밤 학생들을 두고 가지 못한 기사에게 책임만 묻는 사회가 각박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기사들이 곤란한 승객을 보고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선의로 허용했더라도 사고가 나면 기사와 승객 모두 더 큰 피해를 본다", "한 번 예외를 두면 다음 승객에게 같은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택시 호출이나 보호자 연락 등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며 신고와 처분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의 판단도 '마음은 이해하지만, 안전 규정은 지켜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자신도 학생들을 태우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다면서도, 일정한 규칙이 있는 만큼 안 되는 일은 안 된다고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지훈 변호사도 고속도로 입석 금지는 안전을 위한 규정이라며 선의가 규정 위반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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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기사 개인과 신고 승객 사이의 갈등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축제나 심야 시간대처럼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에서는 임시 증차나 예비 차량 투입, 청소년 귀가 지원 등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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