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업체 카드 51차례 사적 사용
호텔 숙박·자녀 노트북·골프 접대까지

서울시 전직 과장이 시와 계약을 맺은 업체의 법인카드로 고가 의류와 금목걸이를 사는 등 2900만원이 넘는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호텔 숙박과 자녀 선물용 노트북, 골프·식사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해당 공무원과 업체 대표를 수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 "서울시 前과장, 업체 법인카드로 금목걸이"…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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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지역 토착비리 등 공직감찰Ⅰ'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전 과장 A씨는 재직 당시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계약 관계를 맺어온 업체 대표 B씨로부터 계약 체결과 이행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총 2906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B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에 용역과 물품구매 등 5건, 총 16억9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발주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총괄했다.


감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업체 법인카드 사용이었다. A씨는 2025년 5월 업체와 10억4000만원 규모의 물품구매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 B씨에게 법인카드를 건네받았다. 이후 올해 5월까지 51차례에 걸쳐 고가 의류와 금목걸이 등을 사는 데 모두 2103만원을 사용했다. B씨는 카드를 건네며 A씨에게 "부담 갖지 마세요. 한도는 월 200만원입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텔 숙박 편의도 제공받았다. A씨는 지난해 1월 인천의 한 호텔에서 1박 88만원 상당의 숙박을 제공받았고, 석 달 뒤 해당 업체와 2억4000만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2박에 268만원 상당의 숙박 편의를 받았다. 당시 업체는 서울시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고 있었다.


A씨는 올해 1월에는 자녀 선물 명목으로 378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받았다. 지난해 5~12월에는 네 차례 식사와 한 차례 골프 접대를 받아 68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계약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금품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B씨는 지난해 6월 계약을 수주한 뒤 A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해갈해주는 단비 같다. 저희에게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A씨가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계약 체결과 이행 과정의 편의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A씨와 B씨를 형법상 수뢰 및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에는 해당 업체에 대해 지방계약법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지방계약법은 계약 체결·이행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금품 등을 제공한 경우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 6월 이미 퇴직해 징계는 불가능한 상태다. 감사원은 비위 내용을 서울시에 통보해 향후 재취업이나 포상 심사 때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고, 인사혁신처에도 관련 내용을 보내 공직후보자 관리 등에 반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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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지난 6~7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약·인허가 과정에서 공직자와 이해관계자의 유착 여부를 점검하는 '지역 토착비리 등 공직감찰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체 감사 결과에 앞서 이번 사건을 우선 처리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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